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02 한국일보 신춘문예 / 동화부문 심사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02 한국일보 신춘문예 / 동화부문 심사평

입력
2002.01.04 00:00
0 0

응모된 작품 수준이 대체로 예년보다 높았다는 평가이다.역시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좀 아쉽긴 해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치열한 문제 의식을 갖고 조명하며 해석해 보려는 노력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최종심에 올랐던 신정순의 ‘민 갱, 강민이’는 주목을 받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 속에는 엄마의 병 때문에 미국으로 이민 간 어린이가 미국 학교에서 친구들의 놀림으로 겪는 고민과 갈등, 그 화해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작품 전반부에서 한국 성(姓)의 영문식 표기에 대한 지루한 설명과 전개가 크게 부담이 되어 아쉬웠다.

오은영의 ‘겨울의 끝’과 봉현주의 ‘보리암 스님’을 놓고는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작품은 모두 현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정의 위기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 공통점이었다.

‘겨울의 끝’은 너구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으로 구어체 문장이 갖는 친근성을 잘 살리고 있다.

동화적 분위기와 구성, 그리고 동물을 통해 인간 삶의 모습을 조명시켜 본 점도 무난하였다고 본다. 그러나 동물(너구리)의 특성을 너무 배제시킨 것과 결말에서 너구리 부부가 다시 나타나고, 소식도 없던 아버지를 갑자기 돌아오게 하는 의도적인 장면들이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는 감을 떨칠 수 없었다.

‘보리암 스님’은 탄탄함이나 문장력 등이 비교적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소재의 참신성, 그리고 돌부처와 장기를 두는 장면 처리에서 좀 미흡한 면이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작품을 소화해 가며 주제를 형상화하는 능력이 일정한 수준을 넘어선 듯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그의 작가적 능력을 믿고 당선작으로 올리는 데 합의를 보았다.

한 가지 우려된 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 당선작의 경우도 특정 종교가 소재 혹은 그 배경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우리 심사위원은 좀 망설이기도 했지만 응모자들은 이를 당선작의 한 유형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란다.

실제로 올해도 신춘문예에 응모한 많은 작품들이 몇 가지 유형을 보이고 있는데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심사위원=김학선 송재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