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 편수가 많았다. 선자로서는 매우 반갑고 기쁜 일이었다.응모한 분들의 연령 분포 폭도 매우 컸다. 초등학생에서부터 중학생, 심지어는 60대에 이르기도 했다.
그것은 동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대단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흐뭇했다.
한편 성별 응모 비율에서 여성이 우위에 있으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남성 응모자 수가 과반으로 아동문학에 대한 성별 편향 경향도 보이지 않았다.
응모한 작품을 놓고 열띤 논의를 가졌다.
먼저 동시를 왜 쓰느냐는 물음부터 누구를 위해 쓰느냐, 그리고 소재와 표현, 주제에 이르기까지 심사 기준의 틀을 마련했다.
여기에 맞는 작품으로 김민하의 ‘털실의 마음’, 박한별의 ‘제비집 속의 꽃’, 최윤정의 ‘풍선’, 이옥근의 ‘다람쥐의 겨우살이’, 김미희의 ‘달리기 시합’이 걸러졌다.
그런 다음 꼼꼼히 분석해 갔다. 이옥근의 작품은 대체로 비유의 적확성이 떨어졌고, 박한별의 것은 이미지는 선명한데 주제가 분명하지 못했고, 김민하의 것은 시를 풀어가는 솜씨는 좋은데 독자와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결과로 ‘달리기 시합’을 당선작으로 올렸다. 심사기준에 가장 적합한 작품이었다.
끝까지 떨쳐버리지 못한 아까운 작품은 ‘풍선’이었는데 시를 확장시키는 능력에서나 시의 연민성에서 당선작에 못 미쳤다.
당선작은 따뜻함을 잃지 않은 훌륭한 덕목이 있었다. 시인이 시인일 수 있는 것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따뜻함을 보여주는 데 있다. 정진을 바란다.
/심사위원=권오삼 이창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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