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 울고 싶을 때가 많아요. 그래도 제 꿈과 희망은 절대 놓지 않을거예요. ”소녀가장이라는 무거운 멍에를 진 미순이. 외양은 또래의 사춘기 소녀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에게 ‘사춘기’라는 단어는 사치다.
“소녀가장이라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고 일부러 숨기지도않아요. 하지만 드러내 놓고 티를 내지도 않지요.”
미순이는 “‘왜 나만 이렇게 어려울까’ 하는 억울한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이 사회를 원망하지는 않는다”며 어려움 속에 이미 부쩍 커 버린 ‘정신연령’을무심코 드러냈다.
그는 “잘 사는 부모님 밑에서 부유하게 살고 있는 아이들이 밉거나 무작정 부럽지는 않다”고 건강한 생각을 내 비치기도 했다.
값싼 동정에 상처를 받은 적이 있었던지 미순이는“어려운 내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이 너무 고맙지만 생색내기 위한 값싼 동정은 싫다”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드러냈다.
미순이에게도 소원과 꿈이 있다. 가장 큰 소원은 물론 아빠가 건강을 되찾아 함께 나들이를 하는 것이다.
“아빠만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파요.” 조용한 목소리로 아픔을 털어놓던 미순이는 끝내 눈물방울을 보였다.
미순이의 뚜렷한 꿈은 유치원 선생님이다. 정에 메말랐던 탓인지 미순이는 아이들이 무작정 좋다.
“빨리 취직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상업고를 가기로 했어요. 고교 졸업 후에는 더 공부해서 꼭 유치원선생님이 될 거예요.
문의 한국복지재단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 (02)845-5331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