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620억 달러(전년비 증가율 7.5%), 무역수지 70억~100억 달러 흑자.' 산업자원부가 제시한 2002년 무역 청사진이다. 정부를 비롯한 민간 연구기관들의올해 거시경제 전망(GDP 약 4% 증가)이 ‘상반기-내수, 하반기-수출’ 중심 성장에 근거하고 있지만,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결국 경기회복은 수출에 달려 있는 셈이다.■수출감소세 언제 멈출까
정부는 4월부터 수출 감소세가 한 자릿수로 둔화한 뒤 7월부터는 플러스로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미국 경기가 2분기 이후부터는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컨퍼런스보드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난 11월84.9에서 12월 93.7로 회복되고, 전미구매자관리협회(NAPM)의 비제조업지수 역시 10월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소비심리 등은 회복되고있다는 판단이다.
유럽연합(EU)도 유로화 출범으로 시장통합이 가속화하지만 하반기 이후 경기가 회복하면서 우리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게다가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수출품목의 세계시장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고, 일부 품목은 약하나마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일단청신호로 해석된다.
게다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관세ㆍ비관세 장벽이 낮아지고, 투자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도 호재로 꼽히고 있고,국내적으로는 월드컵 개최가 수출마케팅과 효과적으로 연계될 경우 우리 제품의 해외시장 인지도 개선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대우차의GM 매각과, 하이닉스반도체의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우리 수출의 1,2위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3분기부터는세계시장 수급 균형이 이뤄져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기업들의 PC업그레이드 주기설(통상 3.5년)에 따른다면 98년 말 업그레이드를 한만큼 연초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나친 낙관론" 반론도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친낙관’이라는지적도 있다. LG경제연구원 김기승(金基承) 연구위원은 “엔저 등 환율불안이 심화하고있고, 미국 경제도 상반기 본격회복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도 여전한 상황”이라며“미국과 EU, 일본 등 세계 3대 경제축의 동반침체의 고리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말했다.
또 국내적으로도 지난 해 미국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등 수출경쟁력이 제고되지 않고 있어 상반기 내 수출증가율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정부의 ‘4월이후 회복’전망에대해서도 “지난 해 3월부터 수출증가율이 감소세로 돌아섰고,4월에는 마이너스 10.3%를 보이는 등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 데 따른 기술적 반등효과를 기대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지난 달(-19.6%)실적에서 보듯이 전년(2000년ㆍ0.1%) 대비 기술적 반등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철강과 석유화학 등 전통산업의세계시장 과잉공급이 지속되고 있고, IT산업 과잉투자(거품) 역시 2000년 전후의 폭발성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올 수출증가율은 금액ㆍ물량 모두 2~3% 성장세에 머물 것이라고 LG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선진국 시장에서 경합이 치열한 중국 등 개도국 제품들과의경쟁과 점증하는 통상 마찰 등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산자부 김칠두(金七斗) 무역투자실장은 “정부전망치는 7~10%의 수출신장률을 내다보고 있는 삼성물산 LG종합상사 등 주력 업체들의 전망과 정부의 ‘의지’도반영된 것”이라며 “여타 연구기관들의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부 전망치가 결코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자부는 선진국 신규수요 정체로 포화상태를 맞고 있는 무선통신기기의 경우에도 CDMA방식 채택국이 확산되고, GSM단말기수출도 호조를 보이며 지난 해 22.4%에서 올해 16% 성장세를 지속, 수출의 효자품목으로 뿌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가전의 경우기술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디지털TV와 DVD플레이어 등 고부가가치 품목은 시장 여건에 따라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제2의반도체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산자부는 지난 해 수출이 1,506억5,300만 달러(통관기준)로전년비 12.5%가 감소했고, 수입은 1,411억1,600만 달러로 12.1%가 줄면서 95억3,7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다고 잠정집계됐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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