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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 김종국 솔로앨범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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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 김종국 솔로앨범 '르네상스'

입력
2002.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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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출신이 솔로로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말이 있다.그룹의 인기가 높으면 높을수록 솔로로서의 성공 확률이 낮다고 봐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다.

인기 그룹 멤버에서 솔로로 데뷔해 그룹 때만큼의 인기를 유지하는 가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역할 분담이 잘 돼있는 그룹의 일원이었을 때는 자기에게 맡겨진 역할만 잘 소화하던 가수가 모든 것을 혼자 다 맡으면서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거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기 능력이상의 과욕을 부리기 때문이다.

어느 경우나 그룹 시절의 팬들은 떨어져 나가고, 새로운 팬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2인조 댄스 그룹 터보에서 얼마 전 솔로로 나선 김종국은 이러한 보편적인 위험을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 안전한 길을 택했다.

터보 시절의 향수를 노골적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

댄스 그룹이면서도 독특한 보이스 컬러와 가창력을 인정받았던 만큼 보컬이 주는 향수는 어느 누구보다 위력적일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을 법하다.

김종국의 데뷔 음반 ‘르네상스’는 기본적으로 터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첫곡 ‘프롤로그’부터 터보 시절 히트곡을 만들어주었던 이승호- 윤일상 콤비의 ‘새드 스토리’, 타이틀 곡인 4번 트랙 ‘남자니까’에 이르는 초반부는 터보의 특징이었던 빠르고 반복적이며 강한 리듬의 댄스곡들이다.

김종국의 질러대는 고음이 주는 시원한 맛도 여전하다. 그 덕에 ‘르네상스’는 선주문 30만장을 비롯해 판매면으로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터보의 팬들을 움직이는 데는 성공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 이상은 힘들어 보인다. 특히 30대 이상으로 팬층을 넓히기 위해 조심스럽게 끼워 넣은 듯한 록 발라드 ‘행복하길’은 터보와 댄스 가수로서의 이미지를 벗기에는 역부족이다.

빠른 댄스 곡에서는 위력을 발하는 그의 고음이 오케스트라가 가미된 느린 발라드에서는 생각만큼 호소력을 갖지 못한다.

오히려 쥐어짜는 듯해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차라리 발라드에서는 특유의 지르기 대신 담담한 창법으로 불렀더라면 여러모로 새롭지 않았을까.

터보 시절에도 있었던 자작곡의 부재와 함께 터보 음악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 것이냐가 앞으로 그에게 남은 숙제다.

김종국이 원하는 대로 진정한 ‘르네상스’를 이루려면.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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