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경제는 비교적 낙관적 전망이 주조를 이룬다.각종 경제지표들의 예상치가 그런대로 괜찮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예측도 밝은 편이다.
경기가 하루 속히 회복돼 국민 모두가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희망이 결코 무리는 아닐 듯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대와 희망의 현실화를 저해할 요소들이 적지 않다.
국내외 도처에 경기 회복의 싹을 단숨에 잘라버릴 수 있는 무서운 복병들이 숨어 있다.
통계 수치에 매달려 조금이라도 자만하다가는 경제가 다시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버릴 우려가 있다.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무척 어려운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일본 엔화의 움직임은 당장 발등의 불이다.
구랍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 중 한때 100엔 당1,000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엔화 약세는 갈수록 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연초부터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환율은 기본방향조차 예측하기 힘들어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 시점은 불분명하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테러 보복전쟁의 결과 등을 내세우면서 예상보다 빠른 회복을 점치고 있으나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부시 미 대통령이 올해를 '전쟁의 해'로 선포한 것이 미국을 비롯,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이 쉽지 않다.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은 올해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우리가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존재로 등장할 것이다.
이 같은 외부 요인들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 우리에게는 몇 갑절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변수는 밖이 아니라 안에 있다. 두 차례의 선거가 그것이다.
얼마 전 전경련이 600대 기업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올해 최대 불안 요인으로 선거 정국의 본격화에 따른 정치 불안이 꼽혔다.
표가 모든 것에 우선하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경제는 왜곡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그럴 경우 각종 구조조정은 물 건너가고, 경제는 정치 때문에 또 몇 년 후퇴하게 된다.
올해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않고 중심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경제에는 임기가 없다'는 명제를 다시 한번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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