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티켓은 평균 3만~5만 원, 디너쇼의 경우 10만 원을 훌쩍 넘는다.관객이 비싸다고 느낄 법하지만 정작 공연업자들은 ‘남는 것 없다’고 아우성이다.
가수의 개런티, 조명, 음향 등의 무대 제작비와 진행비 등을 포함해 수익분기점을 기준으로 티켓 가격을 책정하는데, 생각만큼 관객 동원이 여의치 않아 손해를 볼 확률이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길어야 며칠, 짧게는 한 번에 결판이 나기 때문에 음반보다 ‘도박성’이 커서 한 번의 공연 실패로 빚더미에 올라앉는 경우도 많다.
공연제작비가 1억 5,000만~2억 원가량 되는 규모의 공연장을 잡았는데 유료 관객이 수백 명에 불과했던 모 가수의 공연이 이런 경우다.
‘내고 싶은 만큼 내라’며 배짱좋게 후불제 공연을 하고도 오히려 돈을 남긴 가수들도 있다.
아직은 카피밴드(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밴드)인 4인조 록밴드 ‘알자나(사진)’는 지난 해 4월에는 티켓값 2만 5,000원의 유료공연을, 6월과 9월은 후불제 공연을 했다.
결과는 ‘후불제’의 KO승. 첫 공연인 유료 공연은 신인 그룹이라는 점을 감안해 좌석(컬트홀, 240석 규모)의 50% 이상을 초대권으로 돌렸고 총 매출이 공연 제작비에 미치지 못했다.
후불제 공연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감행한 실험이었다.
기획팀은 ‘재미와 감동을 느끼신 만큼 내시면 됩니다’라고 쓰인 봉투 모양의 티켓을 입장하는 관객에게 나눠 주었다.
금액은 가수와 친분 관계가 있는 만화가 박광수씨가 낸 후원금(?) 차원의 10만 원부터 ‘나중에 취직하면 꼭 돈 내고 볼게요’라고만 쓴 고교생들의 빈 봉투까지 천양지차였다.
좌석을 가득 채운 관객이 낸 평균 금액은 1만 5,000원. 그 총액은 공연 제작비를 충당하고도 대관비만큼이 남는 수준이었다.
‘알자나’가 후불제로도 돈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그들만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알자나는 컬트홀을 소유하고 있는 컬트 엔터테인먼트의 소속가수로 공연 제작비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가수 개런티, 대관료 등이 제외된다.
컬트홀 장대덕 극장운영팀장도 “다른 가수들은 이런 방식으로 수익을 남기기는 힘들 것”이라고 한다.
이 방식은 수익사업으로서의 공연이라기보다는 신인으로서의 훌륭한 홍보 방식으로볼 수 있다.
몇 천 만 원에서 억대에 이른다는 ‘홍보비’를 감안할 때, 이들은 오히려 돈을 남기면서 이름을 알렸기 때문이다.
장 팀장은 “정식으로 음반을 낼 때까지 후불제 공연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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