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알데 신임대통령 앞날은경제 위기에 이은 최악의 정치ㆍ사회적 혼란으로 난파 직전에 몰린 아르헨티나 호의 키를 결국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이 쥐게 됐다. 진통 끝에 취임한 두알데 는 전임자와는 달리 2003년 12월까지 임기를 보장 받았다.
사임한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 전 임시 대통령이 페론당의 각 정파간 밀약에 따라 90일간으로 임기를 제한받았던 데 비해 그는 ‘땜질’ 대통령이란 꼬리표를 떼어낸 셈이다.
1일 의회에서 두알데가 찬성 262대 반대 21의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것도 더 이상권력 투쟁을 일삼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는 집권당의 위기 의식이 깔려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르헨의 정치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다. 도리어 유력 정파를 이끌고 있는 실세가 대통령직에 오른 만큼 페론당 내부의 싸움은 가열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두알데 스스로 취임 일성으로 “국내외의 신용이 모두 무너진 아르헨티나는 파산했다”며 사가 선언한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 유지입장을 밝힐 만큼 경제적 상황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당장 페소-달러화의 태환 제도는 무너졌다며 현행 환율제 폐지를 시사한 데 대해서 페소화가 40% 이상 평가절하돼 구매력만 떨어진다는 반대에 직면했다.
인민주의 정책에 토대를 둔 페로니즘의 신봉자로 노동조합 등의 지지를 얻고 있는그는 동시에 ‘자유시장 경제’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미국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의견제를 받고 있다.
두알데 대통령은 또 “야당인 급진당 등모든 정파를 아우르는 거국 내각을 구성, 난국을 극복하겠다”고 밝혔지만, 페론당내에서 조차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 등과 빚은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다.
두알데는 이와함께 “부패 정치인과 공무원은 모두 체포,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부패척결에 나설 뜻을 밝혔다. 하지만 그 또한 부패사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실제 그가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지사로 재임한 1991~99년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각종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아 책임론이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두알데 역시 은행계좌동결 해제 문제 등 상처투성이인 아르헨 경제를 치유할 묘안이 없는 점에선 전임자와 다르지 않다”며 아르헨의 장래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두알데는 누구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지사를 두 번역임하는 등 페론당의 실세로 통한다.
1989년 카를로스 메넴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당선된 그는 취임 2년 만에 메넴과 의견 충돌로 사임한 후1991ㆍ95년 연거푸 최대 주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주에서 주지사에 당선됐다.
1999년 10월 대선 때는 3선을 노린 메넴 대통령과 권력투쟁 끝에 집권 페론당 후보로 나섰지만 메넴 지지파의 따돌림으로 타격을 받고 페르난도 데 라 루아에게 패했다.
당시 타협을 모르는 정치인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을 누르고 상원의원(부에노스 아이레스주)에 당선, 재기에 성공했다. 페로니즘의 신봉자라고 밝히고 있는 두알데는 열렬한 축구팬이며 애독서로 성경을 꼽고 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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