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송계 최대 관심사는 더욱 가속화할 아날로그 제작방식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지난해 10월 26일 SBS를 시작으로 지상파 TV들이 주당 10시간씩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대부분 오락물과 스포츠중계, 그리고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교양 물이다.
물론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는 제작기간과 경비가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에 본격적인 제작을 하지 못하는형편이다.
새해 벽두를 장식한 고화질(HD)TV 방식으로 제작된 KBS 특집 단막극 ‘다연’은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될 드라마의 방향과 문제점을 동시에 보여준 작품이었다.
‘다연’ 은 차를 소재로 삶의 진솔함과 사랑의 의미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냈다. 전통적인 소재와 내용, 첨단의 기술인 디지털이 묘한조화를 이뤘다.
우선 아날로그 방식보다 비교가 안 되는 선명하고 뛰어난 음향을 피부로 느낄 수있었다.
제작진은 좋은 그림을 위해 전남 해남 등 드라마의 대부분을 풍광이 좋은 야외 촬영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MBC나 SBS가 이전에 방송한HD TV 드라마 역시 경치 뛰어난 야외를 보여주는 것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는 우리 드라마 제작 현실과 정반대. 현재 드라마 상당 부분이 스튜디오에서 촬영된다.
‘다연’의 스튜디오 촬영을 통해 HD TV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경험을 쌓아보지 않은 것이 아쉽다.
다양한 카메라 움직임을 구사하는 영화와 달리 TV는 특성상 주로 미디엄 숏(중사촬영)이나클로즈업(근접촬영)을 주로 한다.
그러나 ‘다연’ 은 롱 테이크로 일관해 좋은 경치를 보여주는데 성공했지만, 인물의 심리적 변화 등을 드러내는데 실패했다.
초창기이기 때문에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고, 거기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좀 더 향상된 제작 풍토를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다연’은 디지털 방송을위한 출연진의 분장과 의상, 세트 등의 준비를 서두를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유미의 할아버지로 나온 임동진의 분장이 약간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등 문제점을 노출했다.
미국에서는 디지털 방송을 위한 분장사 양성 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