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이 새해 첫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금융ㆍ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치며, 이에 따라 금융권의 실질 부실채권 비율이 줄어들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수익성도 국제기준에 미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ADB는2일 ‘아시아 경제 분석’ 자료에서 한국은 외환위기 국가 중에서 가장 정교한 구조조정 시스템을 갖췄으며,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가장 큰 성과를 기록하고 있지만 기대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ADB는 정부가 주인인 자산관리공사가 민간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매입, 겉으로 드러난 민간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비율은 2000년12월 6.6%에서 지난 해 6월에는4.1%로 크게 감소했지만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한 부실채권까지 감안하면 경제 전체의 부실채권 비율은 19.3%로 2000년 12월(20.3%)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ADB는 또 8월 말 현재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한 부실채권은 99조5,000억원(미화778억달러)으로 인도네시아(320억달러), 말레이시아(127억달러) 등 비교 대상 동남아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고 밝혔다.
기업 수익성도 국제 기준에 크게 미달했다. ADB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 상장된 200대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98년1.9배에서 2000년에는 4.1배로 회복됐으나 미국 등 선진국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ADB는 “미국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5배이며,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S&P로부터 A등급을 받으려면 8배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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