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띠 해인 2002년을 생애 최고의 해로 만들겠다.’1978년 말띠 생으로 24살 동갑내기인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규혁(춘천시청)과 프로농구의 예비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루키 김승현(24ㆍ178㎝ㆍ대구 동양)은 임오년 새해를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다음 달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이규혁은 “말의 해에 열리는 올림픽인데금메달 욕심이 안날 수 있나요. 4년을 기다려 온 만큼 좋은 결실을 맺겠습니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3라운드가 마감될 동안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김승현 역시 “신인왕과 MVP의 두마리 토끼를 노려보겠다”며 투지를 불살랐다.
■이규혁
다음 달 동계올림픽을 준비중인 이규혁은 기록경기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현재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선수이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손기정 이후 첫 세계기록 보유자인 셈이다.
이규혁은 지난해3월 캐나다 오벌 피날레 국제빙상대회 1,500m서 1분45초20으로 종전기록을 0.36초 앞당기는 세계신기록을 작성, 국내 빙상계를 흥분시켰다.500m, 1,000m를 주종목으로 삼던 그에겐 뜻밖의 쾌거였다.
“연습삼아 나간 대회서 세계기록을 세워 얼떨떨 하더라고요. 이대로라면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4년 전에도 나가노 올림픽을 1개월 앞두고 국내 최초의 스피드스케이팅 1,000m 세계신기록을 수립했었던 그는 정작 나가노 올림픽서는 11위에 그치는 좌절을 맛봐야 했다.
“4년 전보다 착실히 준비해 왔고 마음도 비웠다”는 그는 지난해 고려대 졸업이후무적(無籍)선수로 활동하다 1일 춘천시청에 입단, 심리적 안정까지 되찾았다.
11일부터 네덜란드 히렌빈에서 열리는 6차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3일 출국하는그는 노르웨이 스프린트 선수권(19~20일)과 캐나다 전지훈련을 거쳐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솔트레이크로 직행한다.
동계올림픽 빙속사상 첫 금메달이당면 목표이지만 그의 꿈은 더욱 커 보인다. “맨 처음 열리는 500m에서 메달을 딴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며 다관왕에 대한 의욕도 내비쳤다.
그의 방 한 구석에는 자신이 직접 쓴 글이 큼지막하게 붙어있었다. ‘네 상대는 항상 네 안에 있다. 어느 누구도 너보다 대단하지 못하다.…하지만 항상 최고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정상이란 참 기분좋은 것이니까…."
■김승현
김승현은 프로농구에서 주전으로뛰는 최단신선수다. 역대 170㎝대 선수가 주전으로 코트를 누빈예는 없었다. 그러나 김승현은 단신의 약점을 스피드와 두뇌 플레이로 극복하며 강동희(부산 기아) 이상민(전주 KCC)등 내로라하는 선배 가드들을 따돌리고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떠올랐다.
김승현의 가세는 포인트 가드 부재로 지난 해 꼴찌에 머물렀던 동양을 일약 선두권으로부상시켰다. 동양은 1라운드 초반 7연승을 달리는 등 3라운드를 마감한 2일 현재 17승10패로 서울 SK나이츠에 1게임차 뒤진 2위를 달리고있다.
특히 김승현의 개인 성적은 새내기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군계일학이다. 김승현은 경기당 어시스트 8.44개로 강동희(8.22개) 주희정(7.67개)을제치고 1위에 올랐고, ‘도둑손’이라는 별명을 붙게해 준 가로채기도 1위(3.81개)다. 경기당 13.1점과 3.8리바운드를 기록중이다.
지금 추세라면 신인왕은 떼논 당상이다. 시즌 개막전만 해도 전체 드래프트 1순위 송영진(창원LG)과 2순위 전형수(코리아텐더) 등이 신인왕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규리그 절반을 끝낸 상황에서 3순위인 김승현의 신인왕 수상을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그러나 김승현에게는 또다른 목표가 있다. 바로 최우수선수(MVP)다. 정규리그가 끝날때까지 팀 성적이 2위만 유지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해 정규리그 2위였던 LG의 조성원이 MVP를 수상한 전례도 있다. 만일 김승현이MVP까지 수상한다면 신인왕 어시스트 가로채기 베스트5와 함께 5개의 개인 타이틀을 독차지하게 된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여동은기자
deyu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