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GM 기획 김광수 사장을 만났을 때의 얘기다.막 발매된 조성모 음반에 대한 얘기 도중 그는 “사실 지금은 명성황후 OST에 온 신경이 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얼마나 팔릴 것 같냐고 물었더니 “150만”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너무세다’는 표정을 지었더니 “연가 때도 200만장 가까이 팔릴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자신있어 했다.
며칠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번에는 “100만장”이라고 했다.
100만장이면 국내 OST 음반 최고기록이다. 이제까지 영화에서는 ‘접속’(60만장), 드라마에서는 ‘가을동화’(50만장)가 최고다.
수치는 조금 낮아졌지만 자신감은 여전했다. 판매량에 상당히 고무된 듯 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출시된 ‘명성황후’는 보름 만에 17만장이나 나갔다. 얼마 전부터는 하루 주문량이 1만장을 넘어섰다. 흔히 말하는 대박 조짐이다.
사실 ‘명성황후’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김 사장의 기획에 의해 만들어진 음반이다.
뮤직 비디오로 재미를 본 그가 영상과 음악이 결합된 드라마 음반을 만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타이틀 곡인 ‘나 가거든’은 그가 발탁한 콤비 이경섭- 강은경의 곡. 소프라노 조수미에게 가요식으로 노래를 부르게 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그는 총제작비 13억원 중 절반 이상을 들여 차은택 감독에게 드라마 출연진을 데리고 10분에 달하는 뮤직 비디오를 만들게 했다.
뮤직 비디오 출시 이후 드라마 시청률도 7~8% 올랐다.
음악적으로도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미국에서 녹음한 곡이 성에 차지 않아 여러번 손질했다.
그 덕에 이경섭의 곡은 타성에 젖었다는 평을 들었던 조성모의 지난 음반에서와 달리 드라마에 어울리는 특유의 장중하면서도 애절한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
조관우 김범수 포지션 이수영 양파 김경호 등이 한 두곡씩 부른 컴필레이션식 기획에 연주곡만으로 이루어진 두번째 CD는 음악적 인정받기 욕심이다.
그 자신도 “지난해 조성모 등의 부진으로 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작정하고 만든 음반”이라고 한다.
’명성황후’가 국내 OST 판매기록을 깨면서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 줄 수 있을까.
일일 주문량이 2만~3만장을 넘어서야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상승세가 15일께까지 이어진다면 한번 해볼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드라마 음반 ‘명성황후’. 국내 OST 최고 판매량에 도전하고 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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