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48.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리는 올해 국민의 관심은 한국대표팀에 집중될 것이다. 과연 한국은 16강에 진출할 것인가. 국민의 염원을 안고 뛰게 될 태극전사 후보 30인의 각오를 차례로 들어본다. /편집자주≫1990년 대회부터 월드컵 3회 연속출장, 본선에서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2골,A매치 최다출장(123경기, 9골). 홍명보(33ㆍ포항)가 지난 10여년간 한국대표팀 최고의 스타였다는 사실은 몇 가지 기록만으로도 잘 나타난다.
그러나 새해를 맞는 홍명보의 마음은 다소 착잡하다. 지난 해 중반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탈락한 뒤 이달 열리는 북중미 골드컵 출전 멤버에서도 빠졌기 때문이다.
새해 소망이 무엇이냐고 묻자 “올해는 제발 부상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조바심이 나 있다. 부상으로 머뭇거리는동안 신예 송종국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더욱이 나이가 나이인 만큼 체력관리와 돌발적인 부상에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그는 대표팀 탈락이 몸상태에서 비롯됐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대표팀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며 히딩크 감독에 신뢰를 보낸다.
또 “모든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차츰 깨닫고 있다. 맹목적인 대인방어의 병폐도 사라졌다”며 후배들을 격려한다. 경쟁상대가 돼 버린 송종국에 대해서는 “스피드와 센스를 갖춘 후배”라고 칭찬한다.
최근들어 국내 언론은 홍명보의 대표팀 탈락위기를 이야기 하지만 전문가들은 월드컵에서‘큰 일’을 해내리라고 믿는다. 90년대 ‘홍명보없는 한국축구’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경험과 경기리딩에서 그를 능가할 만한 선수는 없다는 것이다.
홍명보역시 “선수선발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중요한 점은 모든 일정을 월드컵 본선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는것이다. 1, 2년 뒤엔 반드시 은퇴할 것이다. 선수로서 마지막 월드컵에서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되살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각오를 다진다.
홍명보는 현재 부상이 완쾌된 상태이다. 2일에는 포항으로 내려가 소속팀 훈련에 합류한다. 그는 7일 북중미 골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출국하는 후배들에게 당부를 잊지 않는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지난 3차례 월드컵 본선 때도 대회가 시작되기 전엔 늘 자신감이 충만했지만 일단 경기가 진행되면 위축감이 밀려왔다. 2002월드컵 만큼은 이런 과오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홍명보의 또 하나 작은 소망은 하루 빨리 기량을 회복해서 대표팀에 합류, 후배들에게 이런 경험담을 들려주는 것이다.
전문가 조언(허정무 전 대표팀감독)
=홍명보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련한 선수다. 기량적으로는 본인이 스스로 잘 알고 있어 특별한 충고가 필요 없다. 다만 나이가 들어 다치면 마음고생이 심하다. 나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이있다. 의연하게 이겨내야 한다. 홍명보의 경험은 대표팀에 절대 필요하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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