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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잔다라 - 아버지의 학대받던 소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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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잔다라 - 아버지의 학대받던 소년은…

입력
2002.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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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성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아마 잠든 사이 어렴풋하게 들리는 부모의 대화, 잠 결에 본 부모들의 잠자리? 혹은 자신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이모의 가슴?

태국에서 ‘낭낙’으로 큰 성공을 거둔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의 ‘잔다라’는 음란 시비로 30년간 판금됐던 소설이 원작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한 ‘잔다라(Jan Dara)’는 아버지의 학대를 받고 자란 소년이 아버지의 운명을 닮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화 전반은 베트남 감독 트란 안 훙의 ‘그린파파야 향기’처럼 감각적인 영상이 두드러진다.

아이의 눈에 비친 섹스 장면으로 시작해 아버지의 성적 유희, 이모의 가슴을 만지며 섹스 흉내를 내는 사춘기 소년의 성적 호기심까지.

열대의 더운 기운이 느껴지는 화면에 잦은 클로즈업이 더욱 농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잔다라’는 소년의 성적 성장기라기 보다는 운명의 유전에 비중을 더 두었다.

‘잔다라(이카라트 사르수크)’는 ‘잔라이(저주 받은)’라는 말에서 딴 이름.

아버지 쿤 룽(산티수크 프롬사리)은 자신의 씨가 아닌 아들이 아내의 목숨을 빼앗은 것을 참을 수없어 아이의 이름에 저주를 씌웠다.

그러나 소년은 나이가 들고 아버지의 여성들을 갖기 시작했다.

쿤렁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딸 카우와 결혼해주는 대가로 모든 재산을 잔다라에게 물려 주어야 했고, 잔다라가 첩 분렁(중리티)과 정사를 하는 장면까지 목도하게 된다.

쿤룽과 잔다라, 잔다라와 카우의 갈등, 분렁과 카우의 동성애 등 많은 인연의 고리가 반복되면서 영화는 ‘업보’라는 화두를 던진다.

잔다라의 인생이 쿤룽의 인생을 닮아가게 되는 과정은 ‘운명의 유전’말고는 다른 말로 설명할 길이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작위적인 ‘인연’과 너무 많은 ‘관계’가 영화 전반을 산만하게 만든다.

홍콩 배우 중리티(종려제)가 육감적인 30년대 미인으로 나왔다. 제작비 200만달러(26억원)의 ‘태국 블럭버스터’로 ‘철밀밀’의 진가신 감독이 제작비를 투자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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