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온통 비리와 로비의 악취로 물들였던 ‘4대 게이트’의 파문이 숱한 의혹을 남긴 채 새해를 맞았다.‘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특검의 재수사가 급진전되는 가운데 ‘진승현ㆍ윤태식 게이트’ 수사도 진행되고 있어 신년 벽두에 정ㆍ관계 로비의 내막이 상당부분 밝혀질 가능성도 높다.
■이용호 게이트-로비의혹 인사 계좌추적
본보의 특종보도로 불거져 나온 ‘이 게이트’에 대해 대검은 지난해 이용호(李容湖)씨와 여운환(呂運桓)ㆍ허옥석(許玉錫)씨등을 구속하고 이덕선(李德善) 전 군산지청장과 전 청와대 행정관 오상범(吳相範)씨를 불구속 기소했지만 이씨와 여씨의 정ㆍ관계 로비 사실은 밝혀내지못했다.
그러나 수사의 바통을 넘겨받은 특검은 이기주(李基炷) 한국기술거래소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정건용(鄭健溶) 산업은행 총재를 소환키로 하는 등 해외전환사채(CB) 발행 및 주가조작 과정에서의 로비에 대해 본격적인 칼날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특검은 또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와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예금보험공사 전무, 김형윤(金亨允) 전 국가정보원경제단장 등 검찰수사에서 미진했던 인사에 대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정ㆍ검ㆍ관계 로비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다.
■진승현 게이트-김재환씨 도피로 미궁빠질 조짐
역시 본보의 특종보도로 촉발된 ‘진 게이트’ 재수사는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과 정성홍(丁聖弘)전 과장,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차관 등 로비의 몸통을 상당부분 밝혀냈다.
그러나 정ㆍ관계 로비의 핵심인 김재환(金在桓)씨가 해외도피, 김방림(金芳林)의원 등 정치권 로비와 총선자금 제공 의혹은 미궁에 빠져들 조짐이다.
검찰의 향후 수사는 진씨와 김 전 차장 등 핵심관련자의 입을 열고 ‘진 리스트’ 를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은 정ㆍ관계 인사 20~30명에 대한 로비단서를 일부 포착, 정치권 로비의 몸통을 추적하고 있지만 김씨의 도피와 정치권의반발 등 난관도 만만치 않다.
■윤태식 게이트-주식로비 단서포착…줄소환 예고
수지 김 살해사건의 재수사로 시작된 ‘윤 게이트’는 이무영(李茂永) 전 경찰청장과 김승일(金承一)전 국정원 대공수사국장 구속에 이어 정ㆍ관계 주식로비 의혹 사건으로 발전했다.
청와대와 정보통신부ㆍ국정원 고위인사와 정치인, 언론인들이 연루되거나 배후인물로 지목됐고 관계기관의 4,5급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특히 검찰은 정ㆍ관ㆍ언론계 인사 40여명이 주식로비를 받거나 패스21에 투자한 단서를 포착, 수사를 벌이고 있어 신년 벽두부터 대대적 소환 사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또 윤씨가 청와대 행사에 초청되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만나게 된 경위와 국정원과정보통신부 등의 개입 여부도 수사의 핵심 포인트여서 정가에 핵폭풍이 일 공산이 높다.
■정현준 게이트-불씨 살아나…'鄭펀드' 폭로 주목
재작년 수사 당시 장래찬(張來燦) 전 금감원 국장의 자살과 핵심 관련자의 해외도피로 미궁에 빠진 정씨의 정ㆍ관계 비호의혹은 올해 김 전 경제단장이 구속되고 김 전 차장의 수뢰의혹도 제기돼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심경의 변화를일으킨 정씨가 자신의 사설펀드 가입자 명단을 폭로할 경우 현재 휴화산 상태에 있는 ‘정 게이트’가 대규모 연쇄폭발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