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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해가 밝았다 / 조별 예선 미리보는 명승부 7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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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해가 밝았다 / 조별 예선 미리보는 명승부 7선

입력
2002.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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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조 아르헨-잉글랜드 '필사의 일전'월드컵은 그 자체로 이미 지상 최대의 스포츠 축제이자 인류최대의 드라마이다. 조별 예선 48경기 중 월드컵 역사에 오랫동안 남을 명승부 베스트 7을 미리 둘러봤다.

‘축구황제’ 펠레, 프란츠 베켄바워(프랑스와 아르헨티나), 거스 히딩크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시각에다 AP통신, 로이터통신, BBC방송 등의 예상을 보탰다.

1. F조 아르헨티나-잉글랜드(6월7일 오후8시30분, 삿포로)

우승후보 0순위 아르헨티나와 축구종주국 잉글랜드의 만남은 결승전에 버금가는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포틀랜드 전쟁 이후 두 나라 사이에는 쉽게 지우기 힘든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다. 또 역대 월드컵에서 맞붙었을 때마다 숱한 화제를 뿌려왔다.

86년 멕시코월드컵 8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가 마라도나의 ‘손놀림’으로 잉글랜드를 어렵게 제압했고, 98년 프랑스월드컵 16강전에서도 아르헨티나가 승부차기 끝에 가까스로 승리, 잉글랜드의 8강행을 좌절 시켰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아르헨티나를 내년 월드컵 우승후보로 뽑았다. 하지만 영원한 맞수 잉글랜드와의 예선전이 우승 길목에서 겪게 될 가장 큰 고비로 예상했다. 예선전 결과에 따라 양팀은 우승전선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나이지리아, 스웨덴, 잉글랜드, 아르헨티나가 맞붙는 6경기는 하나도 빠뜨릴 수 없는 빅매치들이다.

2. B조 스페인-파라과이(6월7일 오후6시, 전주)

파라과이는 4년 전 프랑스월드컵에서 스페인의 16강행을 막은 장본인이다.

월드컵 때마다 우승후보로 떠올랐지만 최고성적이 4위(1950년) 밖에 되지않은 스페인이 리턴매치에서 자존심을 회복할 지 관심이다.

스페인은 젊은 공격수와 노련한 수비수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스페인의 지단’ 가이스카 멘디에타가 찬스를 만들고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라울 곤살레스(24골), 페르난도 모리엔테스가 골로 연결하는 공격라인은 위력적이다.

이에 맞서는 파라과이는 우루과이출신 세리히오 마르카리안 감독이 프랑스월드컵 때부터 팀을 맡고 있어 조직력이 무척 뛰어나다. 지역예선에서 4골(페널티킥2골)을 기록한 ‘골 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가 공수를 조율하는 것도 듬직하다. 파라과이는 장신공격수 산타크루스(189㎝)가 최전방에 선다.

3. A조 프랑스-우루과이(6월6일 오후8시30분, 부산)

지난대회 챔피언 프랑스와 초대 챔피언 우루과이의 자존심 대결로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이 최근 네티즌과의 인터뷰에서 빅매치로 추천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유로2000, 컨페더레이션스컵 등을 통해 예술축구의 힘을 과시한 프랑스쪽으로 기우는 게 사실이다. 지네딘 지단이 이끄는 미드필드에다 신세대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 등이 공격라인도 나무랄 데 없다.

1930년 홈에서 열린 제1회 대회 및 50년 브라질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우루과이는 80년대 이후 침체기에 빠졌던 팀 분위기를 바꿀 기회를 맞이했다. 비록 남미예선서 5위로 밀려 호주와의 플레이오프 끝에 힘겹게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팀 전력은 무시할 수 없다. 남미예선 최소실점(13골)으로 수부기 탄탄한 편이고 다리오 실바가 이끄는 공격라인도 만만찮다.

4. C조 브라질-터키(6월3일 오후6시, 울산)

17차례 월드컵대회를 개근하면서 4차례 우승한 브라질의 경기는 단 한 경기도 놓칠 수 없다.

히바우두(바르셀로나), 카를로스(레알 마드리드), 데이우손(베티스) 등에 최근 부활을 예고한 호나우두(인터밀란)까지 가세해 관중을 몰고 다닌다. 같은 조에 속한 중국, 코스타리카에 비해 터키는 브라질이 가장 까다롭게 느낄만한 상대다.

터키는 지난해 국내클럽 랭킹 1위 갈라타사라이가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우승하면서 국제 축구계에 강렬함을 심었다. 대표팀은 갈라타사라이와 국내클럽 2위 페네르바세의 선수들로 주로 구성돼 탱크 같은 팀워크를 자랑한다.

펠레는 조추첨행사 때 부산에서 “지역예선동안 브라질은 대표선수나 사령탑을 너무 자주 교체한 잘못으로 부진했다. 잠재력이 있는 팀이라 5개월만 준비하더라도 우승권에 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모한 브라질의 힘을 처음으로 느낄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5. D조 한국-폴란드(6월4일 오후8시30분, 부산)

사상 첫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16년 만에 본선 무대에 오른 폴란드를 제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포르투갈보다 폴란드가 더 까다로운 팀”이라고 경계했을 만큼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폴란드 역시 한국, 미국을 희생양으로 16강에 가볍게 진출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BBC는 샬케04에서 강력한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발도흐, 하지토 등을 뚫기가 무척 까다롭다고 평가했다. 또 폴란드는 나이지리아 출신 올리사데베가 버틴 공격라인이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파워축구를 구사한다.

게다가 스비에체프스키, 카우주니, 카르반 등이 주축을 이룬 미드필드진이 공수를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 한국으로서는 버거운 상대이다.

굳이 약점을 꼽으라면 중앙수비수가 몸싸움에는 강하지만 발이 느려 상대방의 빠른 공격에 허점을 드러낸다는 것. 한국으로서는 홈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젊고, 빠른 선수들의 발에 기대를 걸어볼 수 밖에 없다.

6. E조 독일-카메룬(6월11일 오후8시30분, 시즈오카)

흔들리는 전차군단 독일은 카메룬,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대표하는 팀들과 한차례씩 격돌해야 한다.

특히 카메룬과의 대결은 F조 잉글랜드-나이지리아전과 함께 대표적인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의 축구 대리전이다. 4회 연속, 통산 5번째 본선무대를 밟은 카메룬은 더 이상 다크호스가 아니다.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을 계기로 삼아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8강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카메룬은 파트리크 음보마(파르마), 사무엘 에투(레알 마요르카) 등 주전 상당수가 유럽무대에서 뛰고 있다.

특히 최근 독일 출신 윈프리트 세퍼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독일과의 대결이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마테우스, 클린스만 등을 잇는 뚜렷한 스타가 없는 독일은 세바스티안 다이슬러, 발락 등 공격형 미드필더에 기대를 걸고 있다.

7. G조 이탈리아-멕시코(6월13일 오후8시30분, 오이타)

한국이 만약 16강에 오르면 G조 1위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이탈리아-멕시코전 승자가 한국의 16강전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말디니-네스타-카나바로로 짜여진 이탈리아의 스리백수비는 빗장수비 그 자체다. 지역예선 8경기에서 실점은 3골 밖에 없었다. 이탈리아는 또 필리포 인자기-델 피에로-프란체스코 토티로 이어지는 화려한 공격라인까지 갖춰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반면 12번째 본선에 진출한 멕시코는 월드컵에서 쌓은 경험이 최대 무기이다. 지역예선서 초반 5연패에 빠졌다가 막판 5연승으로 기사회생한 멕시코는 루이스 에르난데스, 콰테목 블랑코 등이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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