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세대 자원봉사자들의 새해 각오…월드컵 성공개최 "위하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세대 자원봉사자들의 새해 각오…월드컵 성공개최 "위하여!"

입력
2002.01.01 00:00
0 0

“추악함과 증오와 폭력은 모두 가라. 서울에서 도쿄(東京)까지 감미로운 노래와 향기로운 꿈으로 가득하라.”임오년(壬午年) 첫날 태양신 헬리우스의 천마(天馬)가 지축을 박차고 창공에 떠올랐다. 찬란한 태양과 함께 ‘2002 월드컵’의 둥근 공도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월드컵이 화두로 던져진 새해를 맞는 두 신세대 자원봉사자의 표정에는 설렘속에 비장함 마저 엿보인다.동지이자 경쟁자인 일본과의 공동 월드컵 성패가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각오 때문이다.

주인공은 서강대 전산물리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종한(李鍾漢ㆍ27ㆍ서울 강남구 도곡동)씨와 이화여대 심리학과 4년 정주연(丁朱姸ㆍ22ㆍ서울 마포구 망원동)씨.

지난해 9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자원봉사자에 뽑힌 이들은 올해 각각 취업과 대학원 진학이라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지만 세계적인 행사에 힘을 보태기 위해 뭉쳤다.

이씨는 부모에 이어 2대째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에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점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아버지 이덕기(李德基ㆍ55)씨와 어머니 곽정숙(郭貞淑ㆍ52)씨는 88서울올림픽 기간 동안 각각 기자촌과 선수촌에서 부부자원봉사를 했다.

당시 중학생이던 이씨는 “생계가 어려운 데도 ‘나라의 경사’라며 흔쾌히 자원봉사에 나섰던 부모님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이씨가 월드컵 기간 중 맡게 될 일은 경기 데이터를 입력하고 경기 결과를 종합하는 전산 업무. 영어공부등 취업준비를 하느라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지만 월드컵 현장에 나서면 힘이 절로 솟는다.

이씨의 새해 소망은 아버지의 건강과 자신의 취업이다. 군 복무 중 고엽제 피해를 당한 아버지 이씨가몇 년 전부터는 후유증으로 고생이 심해 그의 소망은 절실하다.

이씨는 “나노 관련 분야에 취직하면 평생 남을 먼저 배려하느라 전세를 면치못한 부모님께 조그만 집이라도 마련해주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새천년준비위원회가 선정한 ‘즈믄이’다.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컴퓨터와 외국어 실력을 갖춘 만20세 젊은이를 대상으로 선정한 즈믄이는 현재 세계 각국 젊은이들과 인터넷 등을 통해 교류하며 한국을 알리는 일에매진하고 있다.

정씨는 즈믄이 해외사절단 대사로 뽑혀 독일 등 유럽을 방문하고 지난해 여름 열린 사이버 모의유엔총회에 참가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하고 있다.

“세계적인 잔치의 한 부분이 된다는 것이 가슴 뿌듯해요.” 정씨는 “단순히 서비스만 제공하는 자원봉사보다는 대회를 개최하는 주인으로서호의를 베풀되 당당하고 자신 있는 모습 또한 잃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회 기간 동안 영어 통역을 담당하게 될 정씨는아예 진로를 통역대학원 진학으로 결정했다.

두 젊은이가 예감하는 한국팀의 월드컵 성적은 ‘8강 진출’. 이씨와 정씨는 각각 공격수 고종수와 골키퍼김병지의 팬이다.

좋아하는 선수는 다르지만 “공수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승리할 수 있는 축구경기 처럼, 정치 경제사회 모든 분야도 조화와 균형이 제1덕목”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월드컵의 공처럼 모나지 않고, 노력과 정성의 결과가 공평하게 온 세상에 뿌려졌으면 좋겠어요.” 두 신세대의 희망의 메시지가 월드컵 구장에서 세계로 메아리치고 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