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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이슬람] (1-1)무슬림 생활철학 '라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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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이슬람] (1-1)무슬림 생활철학 '라마단'

입력
2002.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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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을 보면 이슬람을 이해한다.”이슬람력으로 아홉번째 달(11월 16일~12월 15일)인 ‘라마단(금식월)’.이 종교행사가 갖는 의미는 서방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낮 시간 동안 단식하는 한달 남짓한 이 기간은 무슬림들의 모든 일상을 지배하는 규율이자 생활 철학이다.

무슬림들의 하루 근무시간은 아침 7시에서 오후 3시까지. 그러나 라마단 중에는 출근시간이 9시로 늦춰진다. 일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고, 식사를 안 하다 보니 “대충 졸다가 퇴근한다”는 게 서방의 대체적인 이미지지만,실상은 다르다. ‘마그립(Maghrib)’이라는 하루 5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기도가 끝나고 ‘이프타르(Iftar)’ 라는 첫 식사로 시작되는 저녁시간 동안 소비는 비(非) 라마단 때보다 더 늘고 세계 각국은 라마단 특수를 잡기 위한 마케팅 전쟁을 벌인다.

“배고픈데 일의 능률이 오르겠느냐”는 생각은 “이들이 하는 단식은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밴 하나의 습관”이란 설명을 듣는 순간 단견임을 깨닫게 된다. 두바이 시내 유명 쇼핑몰인 ‘시티 센터’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필리핀 출신의 미라 아그푼(여)은 “라마단 중에는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문을 여는데, 낮에는 기독교인 등 외국인이, 밤에는 무슬림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이슬람 율법의 5 기둥(pillar) 중 하나인 라마단 단식은 절제 이상의 뜻이 있다. 배고픔을 경험해 없는 자의 고통을 체험하라는 것이며, 단식과 함께 담배를 끊음으로써 나쁜 버릇을 고치고 건강한 삶을 살라는 애민사상이 담겨 있다. 낮 시간 동안 섹스를 금하는 것은 ‘인간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짐승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수양의 의미이다.

라마단 29일째 되는 날, 여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재산 2.5%를어려운 사람에게 기부하는 ‘자카드’ 란 행사가 열린다. 라마단에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 5번 기도하라는 계율 역시 게으르면 때맞춰 기도할수 없으니 그만큼 부지런해서 부자가 되라는 실천적 사상을 담고 있다.

경건하고 엄숙한 낮 시간대와 달리 밤 12시까지 교통체증이 빚어질 정도로 북적대는 밤시간은 이슬람의 친철과 관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가족은 물론, 잘 모르는 이웃과도 '칼람(Kalam)' 이라는 일상대화를 나누며 유대감을 확인하는 자리다.

현지 아랍인이 매일 혹은 매주 자신의 집 한 부분을 아무 제한 없이 외부인에 개방하는 ‘디와니야’는 라마단에만 국한되는 전통은 아니지만 라마단의 개방적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비(非) 라마단에는 대개 아침부터 낮 1~2시까지, 라마단 중에는 밤 7시부터 새벽까지 계속되는 디와니야는 낯선 사람도 부담 없이 세상얘기를 주고받으며 누구든 서로 친분을 쌓는 만남의 장이다.

‘핀잔(Finjan)’ 이라는 아라비아풍의 커피와 담배, 과자 등을 앞에 놓고 얘기 꽃을 피우다 밤 11시가 넘어 양 고기가 곁들인 푸짐한 저녁상이 들어오면 분위기는 절정에 달한다.쿠웨이트의 한 디와니야에서 만난 알리 알와히드아(42ㆍ공무원)는 “한밤중에 낯선 사람 대접하기 위해 대문 활짝 열고 자신의 집을 개방하는 것은 서방에서는 생각조차 하기 힘들 것” 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쿠웨이트시티=황유석 기자

■ 탑타바이 쿠웨이트大 학장

미국의대 이라크 공격설이 불거져 나올 때 마다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나라는 쿠웨이트이다. 이라크가 1990년 8월 쿠웨이트를 기습 공격해 점령함으로써 시작된 걸프전의 망령이 쿠웨이트인들의 뇌리 속에 항상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과는 달리 쿠웨이트는 미군이 주둔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쿠웨이트 유일의 쿠웨이트국립대학 이슬람 대학 학장인 모하메드 라자크 알_탑타바이 박사(34ㆍ사진)는 의외로 “미군은 마치 외국인이 사회 하부구조를 떠받드는 것처럼 쿠웨이트안보의 한 부분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며 주둔군으로서의 미군과 이슬람권의 반미 감정을 철저히 구별했다.

그는“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이슬람 율법과 국민의 뜻에 배치된 ‘불공정한’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불가피한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미국에 의한 후세인 제거는 옳지 않다” 며 “외세에 의한 충격은 또 다른 급진세력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에 이라크 국민 스스로가 이슬람에 충실한 정권을 세우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 이라고 말했다.

그는“물증이나 정치적 대화 없이 전쟁을 개시한 미국이 또 다시 감정을 앞세워 이라크를 공격한다면 무슬림을 공격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가 있다” 며“이는 결국 이라크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슬람을 미국식으로 재편하려는 의도, 아랍권의 맹주인이집트를 군사원조라는 돈을 앞세워 입에 재갈을 물린 것 등은 미국이 ‘성숙해지기 위해’ 반드시 탈피해야 할 편협한 자세” 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_팔레스타인분쟁과 관련, 그는 “이스라엘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고 전제, “예루살렘을 잠정적으로 동서로 나눠 통치하고 요르단강 서안,가자 지구에서의 완전한 철수만이 현실론의 최소한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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