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2002 한일월드컵 국내상품화권(라이센싱) 사업대행사가 CPP코리아에서 국내업체인 코오롱TNS로 재선정됐다.이에 따라 극도의 침체를 보이던 국내 월드컵 상품 판매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그러나 국내업체가 대행사로 활동하더라도 월드컵 라이센싱 사업은 여전히 지지부진 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아 우려를 사고 있다.
현재 국내의 월드컵 상품사업은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위기의 상황이다. 월드컵로고가 새겨진 각종상품이 판매된 지 반 년이 지났지만 총 판매량은 전체목표액(3,000억원)의 5%에도 못 미치는 100억원에 불과하다.
기존상품권자였던 CPP코리아의 영세한 자본과 기대 이하의 상품개발능력, 400%에 가까운 터무니 없는 마진율 등이 빚어낸 결과였다.
비교적 라이센싱 사업의 노하우가 풍부한 국내업체 코오롱TNS가 양해각서 체결을통해 새로운 사업권자로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상품화 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한 까닭은 아직 사업 승계의 정식계약을 위한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했기때문이다.
코오롱 TNS는 다음달 초까지 사업권 계약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CPP코리아의 늑장대응으로다음달 중순이 넘어서도 사업권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코오롱TNS의 서우철 상무는 “월드컵이 겨우 5개월밖에 남지 않아 하루가급한데도 아직까지 CPP코리아측으로부터 사업권 인수를 위한 채권ㆍ채무관계 자료조차 넘겨받지 못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계약체결이 늦어지면 자연히상품을 제조할 중소업체들의 참여도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라이센싱 사업권자가 국내업체로 선정됐음에도 아직까지 제조업체들의 추가 참여가이뤄지지 않는 것도 계약체결 지연과 무관하지 않다.
‘기존 CPP코리아와 계약을 맺은 업체들의 권리를 100% 존중한다’는 합의에따라 총판을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이 전달되는 현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점 중 하나. 때문에 직영점 운영 등 유통구조의 단순화를통한 상품가격 인하도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
서우철 상무는 “제조과정의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키우고 판매부진에 따른 월드컵 브랜드상품의이미지 쇄신을 위해 품질ㆍ디자인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드컵 조직위는 내년이 월드컵 상품사업의 주무대라 여기고 있지만 올해 판매부진에따라 목표액을 당초 예상액(3,000억원)보다 낮아진 1,500~2,000억원 규모로 내다보고 있다. 월드컵 조직위의 김승식 국내사업부장은 “월드컵상품의디자인개발을 위해 중소기업청과 산업디자인진흥원이 적극 협력키로 했다”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주장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한국 수요'까지 흡수 日은 8,000억대 판매
상품화 사업권은 의류,열쇠고리 등 각종 기념품에 월드컵 엠블렘과 마스코트 등 각종 휘장을 사용할수 있는 권리이다.
공식 파트너(오피셜 파트너),공식 공급업체(로컬 서플라이어)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의 3대 마케팅 사업으로 꼽힌다.
월드컵 상품사업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직접 상품제조에 참여할수 있다는 점에서 월드컵 개최국의 특권을 누릴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일본의 경우 세계적인 마케팅사 덴츠가 자국 상품화권자로 참여,900여개의 다양한 상품을 개발,지금까지 무려 8,000억원 가량의 월드컵공식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국판매가 지지부진하면서 한국쪽의 상품주문까지 넘겨받아 더욱 판매가 신장되고 있어 당초 1조5,000억원의 목표액을 3조원 가량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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