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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송년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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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송년 소감

입력
2001.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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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일터에서 한해살이를 마감하는 각종 모임을 갖는 것을 보면 연말 분위기가 느껴진다.하지만 정부에서 음력설을 인정한 까닭에 새해의 축하는 한 달 반쯤 늦춰 설날에 해야 제격처럼 보인다.

아직도 우리는 세계인이 한해를 끝맺는 연말과 동양인이 한해를 시작하는 설날을 어중간하게 맞이한다.

어찌됐든 2001년 한해가 오늘로서 마감되고, 내일부터 새로운 달력을 보게 된다.

■언제인가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때 아무 것도 이룬 일 없이 또 한해가 지나가는 것에 가슴 저려 했던 기억이 있다.

이젠 눈이 오고 날씨가 추워져도 느낌이 없다가 마지막 달력을 떼어낼 때가 되어서야 송년을 생각한다.

'세월이 화살 같다'는 옛 어른들의 말은 나이가 들어야 실감나는 모양이다.

한해 두해 쏜살같이 지나가는 세월은 마음을 무디게 한다. 앞서 간 사람들의 뒤를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고 하는 생각인지 모른다.

■세상은 역동적이다. 한국사회는 더욱 힘차게 돌아간다. 하루하루의 변화가 눈부시다.

무선전화와 인터넷의 발전은 따라가기 어렵게 빠르다. 새로운 상품이 수요를 창출하고, 삶의 모습까지바꾼다.

전국에 고속도로가 뚫리고 새도시가 들어서며 고층건물이 올라간다. 성공하는 사람도 많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벤처기업을 알차게 만들거나 돈을 주체 못하도록 벌어들이는 사람도 나온다.

그럴 경우 사람까지 달라져서 환하게 보인다.

■우리 사회에는 성공의 그늘에 가린 곳도 적지 않다.

직장을 찾으려고 애를 쓰는 젊은이들이 있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낙담하는 중년들이 있으며, 어디 기댈 데 없이 외로움에 사무치는 노인들이 있다.

혼인하지 못하고 나이를 더하는 노처녀 노총각이 있고, 사업마다 실패해서 가족을 애태우는 자영업자가 있고, 빚의 무게에 눌려서 허덕이는 사업장이 있다.

그 모든 액운을 가는 해에 실려보내고 2002년에는 마음 가득히 평화가 넘치길 빈다.

최성자 논설위원

sj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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