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사진에 대한 900억원의 손해배상판결을 계기로 기업들이 소액주주 소송에 대비해 거액의 보험에 들거나 송무(訟務)기능을크게 강화하고 있다.하지만 상장 기업 중 임원손해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한 업체는 19.5% 불과해 여전히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등 소액주주와 시민단체들의 경영 감시 대상이 돼온 대기업들은 임원이 업무수행 중 직무상의무 위반이나 실수로 회사나 제3자에게 손실을 끼쳤을 경우 배상금과 소송비용을 보상해주는 임원손해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했다.
삼성전자는 등기이사를 포함한 전임원이 최고 1,000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의 효력을 98년 4월까지소급 적용하는 조건으로 월 보험료로 4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법률 및 송무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전체 특허법무팀 인력을 150명에서200명으로 늘리고 해외와 국내팀을 이원화, 소송업무의 전문성을 크게 높였다.
SK텔레콤은 등기이사, 사외이사, 집행임원 등 전 임원에게 100억원을 보상하는 책임보험에 가입했다.
또 소송에 대비해 보험소급시기를 회사가 창립된 94년까지 앞당겨 적용하고 있다. 올들어 기존 법무팀 인력을 15명에세 외국인 변호사 1명을 더해 22명으로 늘렸다. 이밖에 ‘모든 기업 활동은 사전에법률검토를 받으라’는 최고경영진의 지시가 내려졌다.
현대중공업도 5월 1년 계약으로 500억원을 배상하는 보험에가입했으며 현대자동차는 300억원, 포항제철과 LG전자 ㈜SK는 각각 200억원 짜리 보험에 들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임원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총 320개사에 보험료는 620억원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전체 1,410개 상장ㆍ등록기업의 19.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기업의 임원배상보험 가입실적은 97년 12건에 보험료도 20억원 정도에 불과했으나 이후 소액주주운동 등으로 책임을 묻는소송이 증가함에 따라 관심도도 높아져 98년 120건(보험료 225억원), 99년 220건(400억원), 2000년 280건(500억원) 등으로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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