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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렇게] (50)축제분위기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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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렇게] (50)축제분위기 만들어 가자

입력
2001.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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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본선 조 추첨식은 각국 언론으로부터 역대 행사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공리에 끝났다. 조별 대진팀이 결정됨으로써 이제 월드컵 열기는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국민의 성원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경기장 10개를 모두 완공하는 등 준비는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숙박문제는 아직 부담이 되고 있는데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청와대 보고 때 김대중 대통령에게(외국인 민박을 위해) 청와대의 방 한 칸을 내준다면 국외 홍보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건의를 한 바 있다.

사회단체-종교계의 참여도 늘고있다. 불교의 경우 외국인들이 사찰에서 묵을 수 있는 ‘템플 스테이’를 실시하여 숙박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우리불교문화와 선(禪)을 소개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불과 몇 달전만 해도 티켓판매가 일본보다 부진하다며 우려했으나 나는 입장권은대회 때마다 수요가 공급의 10배 이상 되어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반드시 티켓품귀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본선 조 추첨 후 판매량이급증했고 모든 경기에 품귀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의 참 재미를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

한국대표팀의 실력은 점차 향상 되어가고 있다. 국민이 계속 성원해 준다면 반드시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우리가 할 일은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일이다. 질서와 친절,청결을 강조하되 지나친 통제, 예를 들면 자동차 2부제 등을 과도하게 부과함으로써 시민에게 부담을 주고 축제분위기를 손상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지난 9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한국과 미국팀의 평가전이 있었다. 그날비가 많이 왔는데도 4만5,000여 관중은 서귀포시가 마련한 우비를 입고 아이들을 무릎에 안은 채 그대로 앉아 열렬히 응원했다. 경기가 끝났는데도 자리를 뜰 줄 몰랐다.

그것은 단순히 미국을 이겼다는 기쁨을 넘어 마치 종교행사처럼 경건하고 엄숙하기까지 한 분위기였다.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응원문화가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이 새로운 문화를 넓혀 나가고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중지를 모아야 하겠다.

스페인은 1982년 월드컵을 개최함으로써 언어가 다른 이민족간의 갈등과 프랑코총통시대의 어두운 유산을 청산하고 온 국민의 단결을 이끌어내 국가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프랑스 역시 98년 월드컵 개최로 인종갈등을 해결하고 사회통합을 이루었다. 대회 후 주가지수와정치인들의 인기는 2배로 올라갔다.

우리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이 대회가 국민의 화합과 경제의 활성화에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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