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고 / 노인보건대책 급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고 / 노인보건대책 급하다

입력
2001.12.31 00:00
0 0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한다.그런데 그것이 개인이나 가정차원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 문제를 풀지않으면 장수가 축복이 되지 않는 사회가 될 수도 있다.

'고령화'가 세계적인 추세이긴 하지만 요즘처럼 우리나라에서 심각하게 걱정거리로 대두된 적은 없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지난해 7%를 넘어서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고, 2019년에는 14%를 넘어서 '고령사회'로, 그리고 2025년에는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노인인구는 이처럼 선진국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그 대책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전통적인 가족보호기능도 약화하고 있고, 그렇다고 사회적 보호기능이 제대로 돼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노인복지는 기초적인 생할보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머지 않아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더구나 고령화사회가 급진전되면서 중산층 노인의 복지수요가 커지고 있어 저소득노인 위주의 노인복지대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지 않으면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 틀림없다.

기존 저소득노인을 중심으로 한 생할안정 시책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하는 한편 중산층 노인들까지도 포괄하는 '보편적 노인복지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생활안정을 위한 지원과 더불어 노인의료보장, 고령자 고용촉진, 여가활동지원 등 복지수준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한다.

수명연장은 단순한 생존의 연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노인이 한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가치를 인정받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삶의 질을 함께 높여나가는 '사회적 생존'의 연장까지를 포함해야 한다.

그것은 곧 '생산적 복지'와도 부합된다.

그렇게 하자면 노인복지정책에 대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선 노인복지예산이 정부 일반회계 예산의 0.3%에 그치고 있어우리는 말로만 걱정을 하고 있지 대책은 없는 것이나 다름 아니다.

일본의 15%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고령사회에 대비하려면 정부예산지출의 우선 순위를 재조정하여 노인복지예산을 대폭 확충해야한다.

무엇보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노인의료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리나라 노인은 86.7%가 크고 작은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34%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출되는 노인급여비가 작년에는 1조3천억원이었으나 금년에 2조3천억원, 2005년에 4조2천억원, 그리고 2020년에 가면 무려 26조2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따라서 보건의료체계를 지금까지의 치료중심의 고비용 체계에서 탈피하여 비용효과적인 예방중심의 체계로 전환하지 않으면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노인의료비 부담을 감당해 낼 도리가 없게 된다.

생활주변에 공공보건의료기관을 늘려나가고 치매ㆍ중풍ㆍ만성질환 노인들을 위한 요양시설을 확충하며 '노인요양보험제도'를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전문적인 교육훈련을 받은 간병인 등 인프라 확충에도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인복지서비스 제공위주의 노인복지법과 별도로 '노인보건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 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5.6%가 거동불능 노인이고 8.3%가 치매노인이다. 이들을 위한 전문병원과 요양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정부는 2003년까지 전국 시ㆍ군ㆍ구 당 1개소의 노인재가 복지시설을 갖출 계획인데, 이 곳에서도 노인건강을 위한 기초적인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고령사회에 대한 대책으로 노인보건의료는 부양문제 못 지 않게 중요하다. 그리고 정부는 전국적인 노인생활실태조사를 5년마다 실시하여 날로 늘어나는 노인 복지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실직적인 대책을 펴나가야 한다.

/김성순 민주당 의원·송파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