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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이닉스 매각의 明과 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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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이닉스 매각의 明과 暗

입력
2001.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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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반도체가 미국업체에 팔릴 모양이다.그 동안 한국에 위협을 느껴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온 경쟁업체 마이크론이 그 대상이라 한다.

양사 간에 여러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주력사업 D램 부문만 떼어서 매각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빠르면 내달 양해각서가 체결될 것이라 하니 기정사실화한 듯 하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물론이고 세계 반도체업계에 일대 파장을 일으킬 중대한 변화다.

1년 이상 끌어 온 하이닉스 처리문제에 물꼬가 트인 것은 금융채권단에는 반길 일이다.

D램 부문만 매각되더라도 채권단은 크게 위험 부담을 덜게 된다. 하이닉스로서도 그만큼 빚을 털어내 자생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선된 재정 환경에서 유동성과 사업역량을 비메모리 등 나머지 분야에 집중한다면 나름대로 미래 생존력이 있을 것이다.

우리 거시경제에 큰 주름살하나를 펴게 되는 것도 기대효과 중 하나다.

수 차례의 채무 재조정과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는 여전히 불안 요소다. 반도체 경기에 극적 회복이 없을 경우 언제라도 우리 경제에 충격과 왜곡을 일으킬 가능성이 우려되어 온 마당이다.

하이닉스의 처리 완결은 이런 불확실성을 하나라도 해소한다는 점에서 평가할 부분이 있다.

그러나 거시적인 국가산업 경쟁력차원에서 하이닉스의 매각은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다.

빅딜이라는 국가적 파동까지 겪으며 키워 온 반도체 생산의 큰 축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근본적 의문이 생긴다.

뚜렷한 미래 성장산업의 대안도 확보되지 않은 마당에 외국자본에 국부생산의 핵심역할을 맡겨도 뒷감당을 할 수 있는지 묻지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삼성반도체가 있다고 하지만 하이닉스가 미국에 넘어가면 그 사업 입지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당장 D램 부문의 시장점유율 1위 자리가 마이크론에 넘어가게 된다. 중국이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거대 마이크론의 협공을 받게 되면 삼성마저 운신에 제한을 받게 될 것이 문제다.

정부와 채권단은 목전의 부실처리도 중요하지만 그럴수록 국가산업의 장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처리에 급급해 터무니없는 헐값에 팔아치울 가능성도 염려되지만, 우리가 근본적으로 걱정하는 것은 해외매각의 산업적 부작용과 부메랑이다.

이에 대한 국가적 대책과 함께, 여러 안전장치를 매각협상에서 확실히 못박아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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