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정가는 숱한 ‘말’을 만들어 냈다.각종 게이트 ‘이용호 게이트’가터져나오면서 이를 비꼰 ‘게이트 공화국’‘조폭 정권’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에서 ‘KKK’‘KKJ’등영문 이니셜을 흘리며 실세 연루 의혹을 제기했고 여당측의 격렬한 반박이 이어졌다.
■충성발언
자민련 이적파 의원 4명 중 한명인 송석찬 의원은 3월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낸 건의문에서 “저는 …성업을 위해 한마리 연어가 되어…”라고 충정을노래했다. “한국 국회는 272명의 국회의원과 연어 한 마리로 구성돼 있다”(한나라당 장광근 수석부대변인)는 비아냥이 즉각 뒤따랐다.
10월 김용환강창희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은 철새도래지냐”(장전형 부대변인)고 일침을 가했다. 5월에 법무부장관에 취임한 안동수씨는“대통령님의 태산 같은 성은, 목숨 바칠 각오로 충성”이라는 메모로 물의를 빚어 임명 43시간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기록을 남겼다.
■제왕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3월 23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을 드러내 국민의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제왕적 대통령’을 언급한 이후 1년내내 제왕론이 정가의 키워드가 됐다.
민주당에선 즉각 이 총재를 향해 “제왕적 총재”라고반격했고 기회 있을 때마다 “한나라당에는 제왕적 총재와 졸(卒)만 있느냐”(이낙연 대변인)고 비아냥댔다. 그러나 제왕론은 이후 정가에 ‘정당 민주화’ 바람을 몰고 오는 순기능을 끼쳤다.
■인신공격 및 독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12월 11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가리켜 “데드 마스크”라고 험담을 했다. 이에 앞서 이 총재는 12월8일 의원총회에서 “기교와 변신으로 따지자면 JP를 누가 따라가겠느냐”고 꼬집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정대 스님도 올 초 “그 사람(이 총재)이 집권하면 단군 이래 희대의 보복정치가 난무하게 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려 뒷말이 많았다.
민주당 이인제 상임고문은 작년 4ㆍ13 총선 때 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지는해’로 폄하했으나 DJP공조 복원 뒤인 1월8일엔 “진 태양은 다시 뜬다”고 치켜세웠고, 김 총재는 “지기 전에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고 싶다”는 대망을 피력했다.
한나라당 김만제 전 정책위의장은 “전교조는 가장 사회주의적 집단”이라고 말해 홍역을 치렀고 이후에도 “주 5일 근무제는 추진방식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표본” 이라고 주장하는 등 각종 정부 정책을 “사회주의적 정책”이라고 비판해 논란이 됐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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