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도전 44년 만에 처음으로 본선무대를 밟게 된 중국. 중국 축구는 유고 출신의 명장 밀루티노비치감독으로부터 조련 받은 후 4ㆍ4ㆍ2 시스템에 힘과 조직력을 갖춰 아시아의 어떤 팀에도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갖췄다.중국은 열광적인 축구 팬만 무려 8,000만명이나 된다. 이들에게 좋아하는 축구선수를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중국 대표팀에서 10년간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해온 하오하이둥(31ㆍ다렌)을 꼽는다.
10월13일 중국 선양 우리허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국과 카타르의 경기. 이미 본선 진출티켓을 따놓은 중국이 월드컵 진출을 자축하는 이날 경기서 하오하이둥이 3번째 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한마디로 13억 중국인의 염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하오하이둥은 180㎝의 큰 키를 이용한 절묘한 헤딩 슛 솜씨에 스피드까지 갖춰 역대 중국 축구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받고 있다.
1996년 9월과 11월에 열린 한ㆍ중 정기전에서 각각 한 골씩 넣어 한국팬에게도 잘 알려진 하오하이둥은97년 다렌에 입단한 이듬해 득점왕(18골)에 오르며 소속 팀을 2년간 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좌충우돌 같은 성격 때문에 수모를 겪기도 했다.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심판에게 침을 뱉었다가1년간 국제대회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올 4월 밀루티노비치 감독에게 욕을 하는 바람에 대표팀에서 잠시 탈락하기도 했다.
게다가 수년간 노려왔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끝내 무산되고 올 초 팔까지 부러지는 부상까지 겹쳐“이제는 한물 갔다”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중국팀 최종 예선 엔트리에 뽑혀 건재를 과시했다.
중국 최고의 축구스타로서 한동안 방황의 시간을 겪었던 그는 최근 외신에 따르면 “처음으로 뛰게 되는 월드컵 무대에서 축구인생의 꽃을 피우고 싶다”며 새삼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44년 만에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중국이 내년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게 된다면, 그 돌풍의 중심에는 반드시 하오하이둥이 있을 것이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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