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입부터 수험생들은 지망할 대학ㆍ학과에서 반영하는 영역 및 과목만을 골라 수능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고 1학년부터 ‘맞춤식’ 수험전략을 짜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대성ㆍ종로학원과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고려학력평가연구소 등 입시 전문기관들은 국어, 영어, 수학 등 기본 교과를 충실히 공부하는 가운데 미리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파악하고 진로를 결정한 뒤 필요한 선택과목을 깊이 있고 폭넓게 학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진로선택은 가급적 빨리
대학ㆍ학과마다 수능 반영영역이 다양해지므로 고1 때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처럼 고3 때나 수능을 치른 뒤 학교나 학과를 선택하다가는 낭패를 본다.
따라서 현재 중3생은 고1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일찍 결정한 뒤 지망할 학교나 학과가 요구하는 과목을 감안해 선택과목을 결정하고 수능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대학마다 수능 이외의 새로운 전형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대학별 평가요소를 잘 파악하고 대처하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특정분야에 재능과 ‘끼’가 있는 학생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이 있는 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수능체제가 바뀌더라도 심층면접ㆍ구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소 신문과 잡지 등을 읽는 등 시사이슈 등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본교과도 충실히
새로운 수능제도가 시행된다고 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만을 골라 공부하고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기본과목에 대한 학습을 소홀히 하는 것은 금물이다.
내신 등의 수능외평가요소가 점차 중요해지는 추세이므로 수리나 언어 등 기본과목 중 특정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학과에 지망할 계획이더라도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들 기본과목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더욱이 이들 기본과목이 수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 지망 대학ㆍ학과를 변경해야 할 경우에도 ‘기본기’가 탄탄해야만 큰 부담없이 진로를 바꿀 수 있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이사는 “언어와 외국어 영역은 심화선택과의 연계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이들 두 영역을 우선 대비하는 것이 좋다”면서 “특히 언어영역의 경우 현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독서체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독서를 해두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평가실장도 “현 중3생은 고1 때까지의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기 위한 폭넓은 독서와 다양한 학습경험을 쌓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단편적인 지식 암기보다는 근본적인 원리를 이해하려는 공부습관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선택과목서 승부
언어와 외국어 영역의 경우 출제범위를 특정 교과로 한정하지 않은 반면 수리와 사탐ㆍ과탐ㆍ직탐 영역은 수험생이 특정과목을 선택하게 돼 있다.
따라서 언어와 외국어보다 사탐ㆍ과탐ㆍ직탐 영역에서 자신있는 과목을 잘 골라 점수를 올리는 게 관건이다.
물론 지망할 대학ㆍ학과가 어떠한 영역 및 과목을 반영하는지를 미리 꼼꼼히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서 최대 4과목을 선택하도록 돼 있어 이들 과목의 성적이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전형은 어떻게
2005학년도 입시에서 대학들은 선택과목을 매우 세부적으로 지정하기 보다는 반영영역만 지정하거나 영역별 가중치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모집단위별 특성을 살려나갈 전망이다.
대학들은 이미 2002학년도 입시에서 48개 대학이 일부 영역별 점수를 반영하거나 가중치를 부여했기 때문에 2005학년도에도 이 틀을 대체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수능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해나가는 동시에 이번 입시에서 이미 도입된 영역별 점수 반영방식을 기본토대로 모집단위별 특성을 살려나가되 세부적인 선택과목 지정은 될 수 있는 한 피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서울대 유영제 입학관리 본부장은 “수능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수능 외에 다양한 전형방식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전공별로 특정과목까지 지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수험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데다 모집단위에 맞는 기본적인 전공적성을 평가, 선발한다는 기본취지에도 맞지 않아 보이지만 계열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김하수 입학처장은 “모든 영역이 선택과목이되지만 한 두 과목만으로 학생을 선발하지는 않을 것이나 정시와 수시에서 반영과목을 달리하는 방식 등으로 절충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다른 대학과 보조를 맞춰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김승권 입학관리실장도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므로 특정 전공에 특정 선택과목 가중치를 별도로 두지는 않게 될 것”이라며 현 체제의 틀을 유지해 나간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화여대 조지형 입학부처장은 “어떤한 과목만을 가지고 수험생을 뽑기보다는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두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될 것”이라며 “결국수험생 입장에서는 수능의 5개 영역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박재완 입학관리처장도 “중간단계로 2003학년도 입시부터 영역별 가중치 및 영역별 선택과목 지정을 일부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양대는 2005입시부터 인문계는 언어, 외국어, 사탐, 수리 나 형, 자연계는 언어, 외국어, 과탐,수리 가형 등 계열에 따른 영역별 점수를 반영키로 하고 모집단위별 선택과목 등 세부사항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달라지는 고교모습
내년 신입생부터 새로운 수능제도와 7차교육과정에 맞춰 공부해야 하지만 일선고교는 밑그림만 갖고 있을뿐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아직 내놓지 못한 상태.
이에 따라 고교의 모습이 크게 변하는 2002년에는 고1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학교 모두 적지않은 혼란과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계열에서 과정으로 7차교육과정에 따라 내년 고교 1학년부터는 문ㆍ이과가 폐지되고, 과목 선택권이 보장된다.
하지만 학생들이 실제 선택 수강할 수 있는 시간은 고2 이후 학기당 7시간(2,3과목) 정도에 그쳐, 비슷한 과목을 듣는 학생을 한 데 묶어 몇 개의 과정이 꾸려질 전망이다.
선택과목 조사는 전국 대부분 고교에서 내년 1학기에 이뤄지며, 개별 학교는 이에 근거해 ‘인문’ ‘자연’‘사회’ ‘공학’ 등 5~7개 과정을 설치하게 된다.
기존의 2개 ‘계열’이 여러 개의 ‘집중 과정’으로 세분화되는 것이다.
소수선택권 보장되나 교육부 지침에는 학생 40명 이상이 선택하면 반드시 과목을 개설하도록 했지만, 일선 학교에서 소수의 학생이 원하는 과목까지 모두 강의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실.
소수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실의 모습이나 교원 형태도 이전과는 적지않게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학교를 돌아다니며 수업을 하는 교육청 소속 순회교사, 정원 외 기간제 계약교사, 지역내 학교 연대 공동수업, 교외 강좌 수강 인정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평준화 불만 우려 학생 수와 교사 수가 많은 도시 학교와 그렇지 못한 지방 학교는 선택과목 운영에서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도시 지역에서도 특목고나 재정이 탄탄한 사립고와 일반 고교간 선택과목 운영의 질적 수준이 상당히 달라질수 있다.
따라서 학생ㆍ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불신과 비난은 물론 뽑기식 고교 평준화에 대한 불만까지 팽배해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선택과목 운영 등에서 학교 별 우열이 드러나고 경쟁이나 여건이 좋은 고교로 옮기기 위한 전입 전출도 많아질 것”이라며 “지역 사회의 평판을 의식한 학교간 경쟁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직업탐구' 신설배경
2005학년도 대입부터 수능에 ‘직업탐구’ 영역이 신설돼 실업고 출신 학생의 대학 진학 문호가 넓어졌다.
이는 신입생 모집 때마다 미달사태를 빚어온 실업고를 되살리고 존폐위기에 빠진 실업계 교육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일선 실업고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1995년 전체 고교생 수의 42.2%인 91만1,000여명에 달했던 실업고의 학생수는 올해 전체의 34.1%인 65만1,200여명으로 감소했다.
신입생 미충원율도 99년 7.8%에서 2000년 8.3%,2001년 7.5% 등으로 높은 상황이며 그나마 매년 약 5%의 재학생이 중도탈락하고 있다.
그동안 실업고 교장단 등 관계자들은 실업고 출신 학생의 대학진학률이 40%를 웃도는 반면 수능에서 실업계열이 없어 대학 진학에 일반고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은 것이 실업고 외면의 원인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직업탐구 영역의 신설과 함께 2004학년도 대입부터 실업고 졸업생의 4년제 대학 동일계열 정원외 3% 입학도 허용될 예정이어서 벼랑끝에 몰린 실업고 교육이 다소 활기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전국공업고등학교장회도 성명을 내고 “이번 수능 개편안으로 인해 우수한 학생이 실업고로 진학해 침체된 실업고가 발전되기를 희망한다”며 적극 환영했다.
그러나 실업고 교육이 대학진학 위주의 입시교육으로 변질되면서 ‘전문직업인 양성’이라는 실업고의 기본취지가 퇴색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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