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6%대로 떨어졌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동향’에 따르면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저금리 대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달에 비해 0.15% 포인트 하락, 사상 최저치인 6.92%를 기록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제 금리는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는 바닥”이라며 “투자자나 은행에서 돈을 빌린 대출자나 모두 앞으로 닥칠 금리 상승세에 대비해야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리 현황
11월 대출 평균금리 수준은 1998년 12월 11.33%에 비해서는 4.41%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1998년 11월에 은행에서 5,000만원을 빌렸다면 연 566만5,000원을 이자로 내야했으나, 11월에 빌리면 연 346만원만 내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리 면에서만 따진다면 자금을 융통해서 쓰기에는 최고의 호시절인 셈이다.
물론 같은 기간 가계대출 금리는 7.17%로 중소기업대출( 6.79%)이나 대기업대출(6.74%) 등 보다는 높았지만 역시 7% 초반에 머물렀다. 최근 폭증세를 보이고있는 5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9.68%를 기록, 처음으로 9%대에 진입했다.
예금금리도 하락세를 지속, 전달 보다 0.02% 포인트 낮아진 4.01%를 기록했다. 예금금리 가운데에서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인 주택부금도 5.6%에 불과했다.
이 같은 저금리 추세는 비은행 금융기관에도 반영돼 비은행권 대출금리중 상호신용금고 할인어음이 13.11%, 신협 일반대출 9.12%, 상호금융 일반대출은 8.54% 등으로 낮아졌다. 비은행권 예금금리도 상호신용금고 정기예금이 6.23%로 가장 높았고, 신협 정기예탁금 5.61%, 상호금융 정기예탁금 4.97% 순이었다.
■향후 금리 전망
최근 금리 동향에서 주목할 부분은 장단기 금리차의 확대현상. 불과 1개월 전인 11월28일 콜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차가 1.73% 포인트였던 것이 28일에는 1.88% 포인트로 확대됐다. 그동안 장래 경기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장기금리는 상승한 반면, 정책금리인 콜금리는 제자리 걸음을 해 두 금리간 격차가 커진 것이다.
한국투신 김한준 리서치센터장은 "장단기 금리차의 확대는 추후 금리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불안 요인이 있고, 단기 등락세도 예상되지만 전반적으로는 금리가 바닥세에 도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투는 이 같은 분석에 따라 최근 내년 금리가 국고채 3년물을 기준으로 현재 연 5.8%대에서 연 6.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가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은행권 등의 여수신 금리도 자연스런 상승이 예상된다. 국민은행 유준성 팀장은 “은행의 정책적인 변수도 있지만 상승세가 정착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초부터는 여수신 금리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금리 상승에 대비해 투자, 대출 등의 전략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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