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8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은 수치로만 보면 매우 고무적이다.생산, 소비, 출하는 물론이고 설비투자가 13개월만에 상승세로 반전, 경기가 바닥을 치고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전환했다는 기대감을 낳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경기가 바닥을 친 것은 분명하지만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고 최근의 급격한 엔저 현상을 감안하면 경기 회복을 예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물지표
11월에는 생산, 소비, 설비투자 등3대 실물지표가1년 만에 모두플러스로 돌아섰다.
10월까지만 해도 정부의 내수 부양에 따라소비가 생산과 설비투자를 이끄는 형국이었으나11월에는 생산4.9%, 소비 6.5%, 설비투자 4.4% 등이 동반상승세를 기록했다.
또경기 회복시점에 임박해 나타나는 재고조정도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10월 81.7%에 달했던 제조업체 재고율이11월에는 76.9%로 급락한 반면 가동률은 71.5%에서73.6%로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반도체(6.4%),특수선박ㆍ화물선 등 운송장비(53.9%), 음향통신기기(12.7%),자동차(6.2%)등의생산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사무회계용 기계(마이너스 17.3%), 기타 전기기계(마이너스10.7%) 등은 생산이 감소했다.
■통계적 요인
실물지표의 급반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강하다.
정부의 인위적 부양책에 따라 건설부문 성장률이‘과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른 부문보다 높은데다가 설비투자 증가율 역시통계적 착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1월 건설수주 증가율은80.4%에 달하고 있으며, 공공부문 발주의 경우는 전년 대비증가율이 181.5%를 기록하고 있다.
또 설비투자 증가율 역시 비교 기준이 되는 지난해 11월부터 마이너스로 급락했던 것을 감안하면‘기업들의 투자심리가 본격 회복됐다’는결론을 내리기는 무리이다.
실제로 산업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200대 기업들은 내년 설비투자 예정액은 올해 보다 0.1%만 증가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경기국면을 가장 잘반영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11월 증가율(0.4포인트)이 10월(0.4포인트)에 크게못 미치는 것역시 경기의 본격반등을 부인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향후전망
전문가들은 ‘경기가 본격회복세에 진입했다’고 선언하려면 앞으로 3개월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계청 김민경(金民卿) 경제통계국장은“지난 8월이후 경기지표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3개월 정도 추세가 이어져야 본격 회복을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錫) 연구위원도“11월 현재 73.6%인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7%까지 상승하고, 산업생산 증가율이 7% 이상 상승한 뒤에야 경기가 본격회복된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오연구위원은 또“급격한 엔저 등최근의 대외여건을 감안하면 앞으로 3개월이 경기 회복의 고비가 될 것이며,정부는 환율 조정을 통해 경기회복에 필수적인 수출 경쟁력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