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기업이 평가한 적정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1,080원이며, 손익분기점은 1,02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엔저 가속화가 아시아권 통화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수출에서 일본과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자원부는 27일 한국무역협회와 산업연구원(KIET), 수출ㆍ금융업계 등 관계자들과‘환율동향 및 정책대응 방안’ 간담회를 열고 무역협회가 22일 국내 수출기업 12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무역협회는 이날 “최근 원ㆍ엔환율(1,008원ㆍ26일 기준)은 기업들이 분석한 적정환율보다 6.5%가 낮고, 손익분기점보다 더 떨어진 수준”이라고밝혔다.
특히 일본 기업들이 최근 엔 약세를 반영해 수출가격을 인하했거나(36.7%), 인하할 전망(53.1%)이라고 응답, 일본 제품과의 가격경쟁이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줬다.
응답업체들은 우리 주종 수출품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105~125 가격대인 일본경쟁품목이 56.7%에 이른다고 응답했다.
무역협회는 이와 별도로 미국 일본 중국 등 20개 주요 경쟁국과의 수출경합 정도를 분석한 결과 평균 경쟁도는 0.05였으며, 일본(0.151)과 대만(0.096) 미국(0.093) 중국(0.091) 독일(0.082) 등과의 경쟁이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한ㆍ일 양국의 주력 30대 수출품목 가운데 승용차 컴퓨터 선박 통신 전자부품 등 13개 품목(수출비중44.7%)에서 일본제품과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엔저의 수출 영향과 관련, 산업연구원은 엔ㆍ달러 환율이 1% 상승할 경우 원ㆍ달러환율은 0.32% 상승하고 수출은 2.2% 감소하며, 전통제품(-2.0%)보다 일본제품과 경쟁이 치열한 정보기술(IT)제품이 더욱 큰 영향(-2.9%)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무역협회는 엔화가 10% 절하할 경우 연간 수출은 약 29억 달러규모 감소하고 이 가운데 대일본 수출이 9.5억 달러(35%)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무역협회 박진달(朴鎭達) 기획조사팀장은 “최근 10여년간 엔화가 약세를 보일 때마다 우리 수출은 저성장세를 면치 못했다”며 “일본과의 수출경쟁력 유지를 위해 원ㆍ달러 환율은 최소 달러당 1,350원 이상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