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이븐 바투타 여행기'‘이븐 바투타 여행기’(창작과비평사 발행)는 중세 아랍어 원전에서 바로 옮긴 기념비적 책이다. 1858년 프랑스어 완역본에 이어 완역으로는 세계두 번째다.
번역하고 플이한 학자 정수일(67) 전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감옥에서 이 작업을 했다.
문명교류사 연구의 권위자로 인정받던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되어 5년간 복역하고 지난해 풀려났다
. “한증탕같은 여름철, 더덕더덕 땀띠 돋아난 엉덩이를 마룻바닥에 붙이고 하루 열 댓 시간씩 뭉개면서” 감옥에서 자신과 싸워가며 이 책을 번역했다.
‘이븐 바투타 여행기’는 14세기 이슬람 법률가 이븐 바투타가 30년 간 아시아ㆍ유럽ㆍ아프리카 세 대륙에 걸쳐 무려 10만㎞를 여행하며 직접 체험한 것을 기록한 것으로, 중세동서 교류사에 관한 가장 중요한 자료다.
당시 이질적인 여러 문명세계에 대한 풍부한 정보가 담긴 빼어난 여행문학 작품이자 당대 수많은 실존인물을 정확히 소개한 일종의 작은 역사인물사전이기도 하다.
옮긴이는 “이븐 바투타 여행기는 그 자체가 일종의 정신문명 교류의 표상이자 촉진제”가 되었다고평한다.
이 위대한 고전을 우리말로 옮긴 그의 노력 못지않게 출판사도 참 많이 애썼다.
그는 “손으로 쓴 200자 원고지 5,000장 분량의 원고를 정리하고, 어려운 아랍어 자모와 발음을 배워가면서 최선을 다해준 편집진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 책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출판사 측에 특별한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이 책이 나온 지 두 달 만에 ‘고대문명교류사’와 ‘씰크로드학‘ 두 권의 방대한 저술을 동시에 내놓음으로써, 감탄을 자아냈다.
▲본심 진출 도서
산해관 잠긴 문을 한 손으로 밀치도다(홍대용 저·김태준 등 력, 돌베개)프랑수아 라블레의 작품과 중세 및 르네상의 민중문화(바흐찐 저·이덕형 역, 아카넷)
■사전 'Chine Characters in Korean'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했던 외교관 제임스 C. 휘트록(60)이 쓴 방대한 사전이다.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인도 등 세계 각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6개 국어에 능통했지만 한국어 학습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한글은 쉽고도 과학적인 문자이지만, 70% 정도의 한국어가 한자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안 그는 한자와 우리말, 영어가 함께 담긴 사전을 썼다.
사전은 한글 가나다 순, 영어 알파벳 순, 그리고 한자 자전 방식으로 1만 개의 한국어 어휘를 영어로 해설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직장(職場)이란 어휘를 풀이할 때 한자 직(職)/ 장(場)의 의미를 각각 영어 office/ place로 풀이한 뒤, 의미는 workplace로 해설하는 식이다.
우리말과 한자, 영어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다. 968페이지. 일조각 발행. 3만 5,000원.
▲본심 진출도서
옥스퍼드 20세기 미술사전(시공사)
■문고 '사계절 1318 문고'
‘사계절 1318 문고’는 제목처럼 13~18세의 청소년들을 위한 전문 문학서 시리즈이다.
자아와 세계, 그리고 그 균열에 눈 떠가는 청소년기의 독서가 그들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참으로 지대하다.
그러나 막상 청소년을 위한 독서물은 어린이, 성인에 비할 수 없이 빈약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하다.
‘사계절 1318 문고’는 이러한 현실에서 작품성을 갖춘 국내외의 본격 교양문학 선집으로 나왔다. 출판사는 청소년 독자 및 교사 학부모 문학평론가등 20여 명의 모니터단을 구성, 작품의 질과 독자의 공감도, 흥미, 정서에 부합하는 작품을 엄선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첫 권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 주세요’ 이후 현재까지 20권이 간행됐다. 사계절 발행. 각권 7,000원 내외.
▲본심 진출 도서
대우고전총서(아카넷)
■편집 '김교신 전집'
‘그리스도를 만난 조선의 선비’로 불리는 김교신(金敎信ㆍ1901~1945)의 삶과 신앙이 담긴 저작을 전집으로 묶었다.
그는 1927년 7월 월간지 ‘성서조선(聖書朝鮮)’을 창간, 무교회주의를 통해 참된 기독교를 천명하고 성서에 의해 새롭게 거듭나는 인간을 양성해 조선의 참된 독립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성서조선’은 1942년 3월호에 실린 권두언이 조선의 민족혼을 찬양했다는 이유로 일제에 의해 폐간됐다.
당초 ‘김교신 전집’은 한국 무교회 신상의 제2세대 지도자로 불리는 노평구(盧平久)가 멸실되다시피 했던 ‘성서조선’ 158권 전권을 수집, 정리해 1975년 완간됐다.
부키 출판사는 ‘성서조선’의 원문을 일일이 대조, 오류를 바로잡고 오늘의 젊은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새롭게 편집해 모두 9권의 책으로 낸다.
현재까지 4권과 별책 1권 등 5권이 나왔다. 부키 발행. 각권 1만 8,000원
▲본심 진출도서
릴케 전집(책세상)
대산세계문학총서(문학과지성사)
■기획 '한국 악기'
‘한국 악기’는 송혜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글을 쓰고 사진작가 강운구씨가 사진을 찍은 책이다.
예순 종 국악기의 역사와 전승, 구조와 제작방법, 연주방법악보 및 연구성과 등을 해설 및 사진과 도판으로 생생하고도 아름답게 보여준다.
저자들은 국악기에 대한 사실적 기술과 함께 그 악기가 입고 있는 문화의 옷, 즉 왜 사람들이 그 악기를 만들어 연주했고 시대에 따라 악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가 하는 점에 역점을 둔다.
‘국악기야말로 한국인이 자신들의 마음을 소리로 표현한 문화매체이자 상징’이라는 주제의식이 생동감 넘치는 글과 사진으로 표현된 악기의 문화사이다. 열화당 발행. 12만원.
▲본심 진출 도서
춘아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이윤기 등, 민음사)
■편집 '예술가로 산다는 것'
숨어사는 예술가들이 미술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에게 상처와도 같은 기억을 남겼다.
그림과 생계를 함께 꾸려가기 위해 목수 일을 배우는 작가, 선원으로 일하면서 그림에 대한 열정만으로 갑판 위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 전국 각지를 유랑하면서 작업하는 작가….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저자가 이런 예술가 10명의 작업실을 기행하며 쓴 산문집이다.
글과 함께 그들의 작업실을 사진에 담고 작품을 소개했다. 글과 사진, 그림을 한꺼번에 싣는 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산만해질수 있는 위험 때문이다. 이 책을 돋보이게 한 편집의 힘은 이런 위험성을 놀라운 아름다움으로 바꾼 데서 나온다.
책에 나온 예술가들도 그늘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들의 모습은 환하게 빛난다. 마음산책 발행 1만 5,000원.
▲본심 진출 도서
명성황후와 대한제국(한영우 지음,효형출판)
책 그림책(밀란 쿤데라 등 저ㆍ장희창역, 민음사)
구룡배의 전설(웨난 저ㆍ심규호 역,일빛)
■사료정리 '조선후기 궁중화원 연구'
미술사학자 강관식한성대 교수가 방대한 궁중화원 자료를 발굴, 조선 후기 회화사를 새롭게 조명한 역작이다.
조선 정조~고종 100여 년 동안의 도화서 화원을 대상으로 시험을 쳐서 뽑고 운영했던 규장각 자비대령화원(差備待令畵員)에 관한 최초의 연구서다.
특히 하권은 자비대령화원의 녹취재(祿取才ㆍ1년에 12번 시행한 실력 평가 시험) 자료를 빠짐없이 정리하고 분류한 색인이다.
1783년부터 1881년까지 100여 명의 자비대령화원이 치렀던 총 800여 회의 시험 문제와 성적, 화원 자료를 항목별로 색인화했다.
규장각 ‘내각일력’(근무일지)에 소상히 기록된 것을 처음으로 찾아내 정리한 기념비적 작업이다. 돌베개 발행. 상권 3만 5,000원, 하권 3만원.
■본심 진출도서
근대 계몽기시가 자료집(전3권ㆍ강명관 등 편ㆍ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
한국 중국학연구논저 목록 1945~1999(김시준 등 편, 솔)
신언준현대 중국관계 논설선(민두기 편, 문학과지성사)
■어린이전집 '인성교육 창작동요'
한국동요보급회장인 유정씨는 우리 어린이들이 부르는 동요가 대부분 외국 노래인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유씨는 송결 김진호씨 등 9명의 작곡가와 함께 창작동요를 만들기 시작했다.
수년에 걸친 노력이 ‘인성교육 창작 동요’로 결실을 맺었다. 동요집은 동물의 노래, 과일의 노래, 가족의 노래 등 31개장르에 걸쳐 620곡의 노래와 62권의 그림책으로 묶였다.
심부름 가기 싫은 아이는 청개구리 노래를 부르면서 반성한다. ‘심부름을 시키면 잠잔다고 쿨쿨/ 엄마는 속상해 병이 나 죽었대요’
영어 단어를 익힐 수 있는 동요도 있다. 사람들을 태우고 철로 위를 다니는 기차의 노래.
‘친척집에 갈 때나 여행할 때/ 즐거웁게 타고 가는 기차/ 티알에이아이엔(t, r, a, i, n) 트레인 트레인(train train) 기차는 트레인(train)’. 한성미디어 발행 책62권 CD형 108만 5,000원ㆍ테이프형 99만 2,000원.
▲본심 진출 도서
마술피리 그림책(정해왕 등 글ㆍ조은화 등 그림, 웅진닷컴)
월드 리더스(유재택 등, 재능아카데미)
■어린이단행본 '마지막 박쥐공주 미가야'
박쥐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꺼려하는 동물이다.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이솝 우화의 박쥐 얘기가 떠오르는 데다, 어두운 곳에서만 거주하는 동물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문학과지성사가 처음으로 내놓은 창작동화 ‘마지막 박쥐공주 미가야’는 그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일러준다.
작가는 박쥐의 세계를 치밀하게 취재하고 꼼꼼하게 자료를 수집한 뒤에 상상력을 발휘해 환상적인 동화를 완성했다.
인간 때문에 생존을 위협받는 박쥐공주 미가야의 모험을 읽으면서 생태계와 자연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동화의 주인공인 토끼박쥐는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종이다. ‘미가야(美佳夜)’는 ‘아름답고 아름다운 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경혜 글ㆍ양혜원 그림. 문학과지성사 발행 8,500원.
▲본심 진출 도서
비나리 달이네 집(권정생 글ㆍ김동성 그림, 낮은산)
야생동물 구조대(조호상 글ㆍ조광현 그림, 사계절 발행)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안미란 글ㆍ윤정주 그림, 창작과비평사)
■사진 '도산서원'
조선 성리학의 거봉인 퇴계 이황 선생 탄생 500주년을 맞아 나온 이 책은 퇴계의 삶과 사상을 널리 알리고자 기획됐다.
퇴계의 숨결이 깃든 도산서당과 제자들이 그의 사후 창설한 도산서원, 퇴계의 유묵과 유물 사진 100여 컷이 조선후기 화가들이 그린 여러 점의 도산서원도, 퇴계에 관한 연구논문 중 우수작 11편과 함께 실렸다.
이우성 퇴계학연구원 회장이 엮고 사진작가 황헌만이 카메라 작업을 맡았다. 황헌만이 3년 간 매달려 찍은 사진들은 도산서원과 도산서당의 계절별ㆍ건물 위치별 정경, 퇴계의 자취가 밴 유묵과 유물을 생생히 전한다.
특히 일반에는 쉽게 공개되지 않는 도산서원 장서각, 외부인과 여성의 접근을 금하는 향례의 전 과정도 카메라에 담았다. 한길사 발행. 5만원.
▲본심 진출 도서
낙랑(국립중앙박물관 편, 솔)
아프리카 여정(김중만, 김영사)
■예술 '조선 막사발 천년의 비밀'
일본에서 보물로 대접받는 조선 막사발의 진실을 장편소설 ‘백정’ 등으로 알려진 작가 정동주씨가 정열적으로 추적한 책이다.
그 귀한 조선 막사발이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푸대접받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대량의 막사발이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기구한 역사부터 막사발의 미학, 용도, 기원, 생산지와 제작법등에 관한 궁금증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막사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
지은이는 막사발은 일본인들이 말하듯 대충 만들어 마구 쓰던 생활잡기가 아니라 사찰의 불교미술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학술적으로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일본 국보 1호인 찻잔 ‘기자에몬이도’를 비롯한 일본 내조선 막사발 명품 40점 등 150점의 컬러사진도 실려있다. 한길아트 발행. 1만 5,000원.
▲본심 진출도서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김용석 지음, 푸른숲)
아름다운 지상의책 한 권(이광주 지음, 한길아트)
장욱진 유화(정영목 지음, 학고재)
■장정 '돈황'
중국 돈황연구원ㆍ돈황현 박물관이 엮은 이 책은 중국 불교예술의 보고인 돈황석굴의 모든 것을 293컷의 사진 중심으로 정리한 타블로이드판 도록이다.
돈황 석굴 예술의 진수인 벽화를 비롯해 거기서 나온 고문서와 유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들을 골라 소개하고, 돈황의 역사 및 돈황 석굴 예술ㆍ고문서에 관한 논문 네 편을 실었다.
4세기 중엽부터 송ㆍ원대에 이르기까지 천 년에 걸쳐 조성된 돈황 석굴은 정치ㆍ군사ㆍ경제ㆍ생산활동ㆍ음악과 춤ㆍ의관과 복식 등 각 방면의 역사와 관련된 구체적 자료를 제공한다.
이 책의 사진 설명은 287개 항이나 되는데, 돈황 석굴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 각 석굴과 벽화의 특성 및 아름다움 등을 간명하게 밝히고 있다. 범우사 발행. 13만원.
▲본심 진출 도서
비가 오는 날에…(이혜리 등, 보림)
서가에 꽂힌 책(헨리 페트로스키ㆍ정영목 역, 지호)
■제작 '나무도감'
‘나무도감’에 실린 425점의 세밀화는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살아있는 나무를 두루 취재해서 꼼꼼하게 그린 것이다.
세밀화로만 이뤄진 나무도감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책이다.
세밀화는 한 곳에 초점을 맞추는 사진과 달리 직접 눈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나무의 전체 모습이 다 드러나면서도 잎맥이나 꽃잎의 생김새 같이 섬세한 정보도 생생하게 전해진다.
한 점의 그림을 그리는 데 보름이 넘는 시간이 걸렸고, 그림을 다 그리면 전문학자에게 감수를 받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에는 나무의 생태와 심고 가꾸는 법 같은 백과사전의 지식뿐만 아니라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나무이야기가 함께 실렸다.
기획을 시작해 책으로 만들기까지 꼬박 6년이 걸렸다고 한다. 임경빈 등 글ㆍ이제호 등 그림. 보리 발행 5만원.
■e북 '키즈토피아 멀티동화'
아이들은책장을 넘기지 않는다. 마우스를 클릭하면서 음악과 설명을 듣는다. 컴퓨터 모니터 안에는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풀숲에 사는 곤충들이 울어댄다.
올 3월 멀티동화 서비스를 시작한 키즈토피아의 회원 수는 현재 15만 명에 이른다. 인터넷 웹사이트(www.kidstopia.com)에 접속하면글과 그림이 인쇄된 종이책 대신 동영상이 뜨고 멜로디가 흐르는 e북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은 움직이는 동영상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소리를 따라서 발음하면서 말과 글을 저절로 배우게 된다.
돌베개어린이, 보림, 시공주니어, 아이세움, 웅진닷컴 등 아동서적 전문 출판사의 책 100권을 멀티동화로 제작해 올렸다.
와이즈북토피아에서 운영하며 6개월 회원 6만원, 1년 회원 9만원.
▲본심 진출 도서
디지털 한국문화 대백과사전(정신문화연구원 편, 동방미디어)
/하종오기자 joha@hk.co.kr 오미환기자 mhoh@hk.co.kr 김지영기자 kimj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