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의이상 급등현상이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겨울철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몰리면서 호가 중심의 매매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가 하면 매물은아예 자취를 감췄다. 또한 이달초 강남ㆍ서초구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세가 최근 송파ㆍ강동ㆍ강서구 등 강남권 전체로 확산된데 이어 강북권과 수도권으로점차 번지고 있다.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유동자금이시중에 넘쳐 나는 가운데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자칫 80년대 후반과 같은 부동산 투기붐으로 번지거나 물가불안을 촉발할 수 있어 대책마련이시급하다.
■얼마나 올랐나
강남지역의 아파트값은 최근 한달 사이에 대부분 2,000만~4,000만 가량 올랐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31평형은 2주전 3억6,000만~3억7,000만원선에서 지금은3억8,000만~4억원선으로 상승했으나 매물이 한 건도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곡동 주공아파트 13평형은 지난달보다 2,000만원올라 4억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으나 역시 매물은 전혀 없다. 최근 내집마련정보사가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2주전에 비해 평균4%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포ㆍ대치동 등 거품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재건축 단지들조차 최근들어 1,000만원이상 오르고 있다.
문제는 매물이 아예 없어호가 중심의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점.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대기수요는 줄을 서고 있지만 기존 아파트는 물론 재건축 대상 아파트와 분양권마저매물이 사라졌다. 매물을 내놨던 사람들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물건을 아예 거둬들이거나 1,000만원씩 올려 다시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상승세의 원인은
전문가들은 우선 내년에도 여윳돈이 부동산에몰리면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꼽고 있다. 신학기를 대비한 매수 수요가 이달초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전문가와연구기관, 언론기관 등이 한결같이 내년에 집값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가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지적이다.
또 대입 수능 발표이후 ‘교육에는역시 8학군’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강남권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돼 가격 상승 분위기를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9ㆍ11 미국 테러사태이후 조성됐던 시장의 불안요인이 걷히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투자차원의 거래가 가세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일부 부동산중개업자와재건축조합 등이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재건축 용적률 규제완화 등의 공약이 나올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 등을 퍼뜨리며 투기를 조장, 가격상승을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ㆍ수도권 확산
강남지역의 가격 급등 불길이 강북지역과수도권 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특히 아파트 매매가 상승 영향으로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까지 크게 들썩거리고 있다.26일부터 계약이 시작된 서울 11차 동시분양에 선보인 도봉구 창동 현대아이파크 분양권 프리미엄은 2주전 1,500만원에서 2,500만원선으로올랐다.
특히 51평형은 3,000만원이상이 올랐으나 매물이 없는 실정이다. 또 최근 재건축 사업 시공사가 결정된 경기 의왕 대우사원아파트21평형은 한달 사이에 1억원이 올라 현재 3억5,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달초에 시작된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열기가새해 벽두부터 강북권과 수도권으로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문제점
전문가들은 내년에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비정상적인 호가 급등 양상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21세기 컨설팅 전미정부장은 “강남권아파트는 사두면 무조건 오른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며 “우리나라 경제력에 비해 강남권 아파트가 과대평가돼 있어 새로운 부동산 거품을 조성할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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