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12월28일 프랑스의 토목기사 귀스타브 에펠이 작고했다. 향년91세. 에펠은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 세계 최고의 철골구조 기술자였다.그는 헨리 베서머의 강철제조 기술과 오티스의 승용 엘리베이터 기술 등 동시대 선배들의 업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법을 고안해내서 건축과 토목을 현대 예술과 철강기술의 아스라한 접점으로 만들었다.
귀스타브 에펠이라는 이름은 그가 파리에 세운 에펠탑으로 불멸화했다. 1889년파리 만국박람회장에 세워진 이 철탑은 높이가 약 300m로, 그 이전에 세워진 어떤 건물보다도 두 배 이상 높았을 뿐만 아니라 그 후 40년간 인공 건조물로서는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했다.
파리의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건설할 때부터 시민들의 반대가 요란했지만, 이 탑은 만국박람회가 끝나고도그대로 남아 무전탑으로 쓰였고, 제2차세계 대전 후에는 텔레비전 안테나가 덧붙어 텔레비전 송신탑으로 이용되고 있다.
오늘날 에펠탑이 없는 파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 탑은 파리의 가장 중요한 상징물이 되었다. 그리고 그 상징성에 힘입어 에펠이라는 이름은 또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여행사에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상표명으로 채택되고 있다.
에펠은 부르고뉴의 디종 출신으로 파리 고등공예학교를 졸업하고 주로 다리 건설에 종사했다. 포르투갈 도우로강의 마리아피아교, 프랑스 중앙 산악지대의 트리에르교 등이 그가 만든 대표적 다리다.
에펠의 손을 거친 건조물 가운데 에펠탑만큼 유명한 것이 미국 뉴욕의 리버티 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다. 미국 독립 11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국민이 미국에 기증한 이 여신상의내부설계를 지휘한 사람이 에펠이었다. 에펠은 파나마운하의 공사에도 참여했고, 만년에는 항공 역학의 연구에 힘을 쏟았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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