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사법시험에서 30대 합격자 비율이 처음으로 40%대를 넘어서는 등 고령자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합격자 평균 연령도 29.2세로 지난해보다 1세 높아졌다.행정자치부는 27일 제43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991명과 제15회 군법무관임용시험 최종합격자 26명을 확정, 발표했다.
2만7,625명이 응시한 사법시험에서 수석합격은 제2차시험 평균득점 65.07점을 얻은 박종우(朴鍾宇ㆍ22ㆍ서울대 법학과4년)씨가 차지했다.
최고령 합격자는 46세의 송병춘(宋秉春ㆍ서울대 교육학과졸)씨이며, 최연소는 21세인 서경원(徐敬源ㆍ21ㆍ서울대 법학과4년)씨다.
사시합격자 고령화는 합격문호 확대에 따른 것으로 합격정원이 300명 이하이던 1994년(36회)까지 30대 합격자는 10%대에 머물렀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올해는 43%를 기록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이번사시에는 치과전문의나 경감급 경찰이 합격하는 등 타 직종 중견직장인이 응시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사시합격자가 1,000명에 육박하자 그만큼 도전에 대한 부담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성 합격자는 모두 173명으로 지난해(18.9%)보다 약간 줄어든 17.5%를 차지했다.
한편 1,062명이 응시한 군법무관 임용시험에서는 제2차 시험 평균득점 56.57점을 얻은 최정복(崔正福ㆍ30ㆍ동국대 법학과졸)씨가 최고득점을 얻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의사·경찰·회계사…이색 사시합격자들 많아
이번 사시 합격자 중에는 치과의사 경찰 공인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제2의 인생에 도전해 성공한 경우가 많았다.
서울 강남의 강혜병원 부원장인 하태헌(河兌憲ㆍ31)씨는 1995년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한 뒤 인턴 레지던트를 거쳐 교정과 전문의로 재직 중 합격했다.
대학을 차석으로 졸업한 뒤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하씨는 99년부터 여유시간을 이용해 사시공부에 도전해 3년 만에 기쁨을 누렸다.
하씨는 “힘든훈련을 거쳐 치과의사로서 안정된 자리를 확보했는데, 늦은 나이에 다시 고생길이 열리는 것 같아 걱정도 되지만 하고싶은 일을 하게 돼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91년 경찰대를 졸업한 경북 영주경찰서 방범과장 최진곤(崔珍坤ㆍ32) 경감은 바쁜 일과중에도 99년부터 공부를 시작해 1,2차를 한 번에 통과했다.
최 경감은 “스스로능력의 한계를 시험에 보겠다는 생각으로 사시에 도전했다”며 “현재로선 경찰에 계속 남겠다는 생각이지만 연수원에서 장래에 대해 숙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의 전경대 소대장으로 재직중인 권상표(權相杓ㆍ24)씨도 99년 경찰대 졸업후 서울대 대학원을다니면서 사시공부를 시작, 2년 만에 합격했다.
공인회계사 강익중(姜翊中ㆍ29)씨는 98년 11월부터 회계법인에서 근무를 하면서 업무와 관련된 판례와 상법 등이 어려워 공부를 해오다 99년7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법률공부를 시작, 22개월 만에 합격의 영광을 차지했다.
한편 합격자 가운데 조성오(曺誠晤ㆍ34) 두현(枓鉉ㆍ31)씨와 김진호(金晋鎬ㆍ29)승호(昇鎬ㆍ26)씨 등은 형제가 동시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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