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 아르헨티나 임시 대통령이 취임 직후 내놓은 경제긴급처방을놓고 집권당 내부에서 분열상이 드러난 데다 비판론이 고개를 들어 과도정부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일자리 창출정책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집권 페론당의 총재인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은 25일 사아 대통령의 위기 극복책의 핵심인 새 통화 ‘아르헨티노’의 발행을 정면으로 반대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칠레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그는 현지 언론과의 회견에서 “제3통화의 발행은 부당하다”면서 “달러 공용화 정책만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넴 전 대통령은 “이미 아르헨티나 경제의 80%가 달러화했고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와의 통합이 진전돼 달러를 우리의 통화로 삼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덧붙였다.
이에 따라 27일 발표될 예정된 경제개혁 세부계획 등이 영향을 받게 됐으며 국내외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과도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과의 대외부채상환 재조정 협상을 앞두고 재정, 금융정책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정책의 조기제시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에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26일 “IMF와 미국은 사아 대통령이 제시한 통화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할 계획이며 지원재개의 판단기준으로 정책의 실현여부를 가장 중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과도정부가 이 달 말까지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고,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내년 3월3일까지 100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지언론들은 “이 계획은 새 화폐 발행을 전제로 하고 있을 뿐 재원조달 방안이 세워지지 않아 헛된 기대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단기적인 처방책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사아 대통령은 이달 말까지 10만명의 노동자들을 최소 주 25시간동안 공공장소 근로, 공원 및 도로청소 등의 작업에 투입하고, 공무원들의 관용차 사용을 중단하는 등 위기타개책을 발표했다.
한편 로돌프 프리게리 재무부장관은 26일 외환보유액이 33억 달러에 불과해 당초 27일 재개장키로 한 외환시장 휴장 및 은행휴업 조치를 내년 1월2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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