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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BBC, 오보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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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BBC, 오보망신

입력
2001.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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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의 대명사 영국 BBC방송이오사마 빈 라덴 관련 보도에서 가장 기본적인 확인절차 없이 오보를 내는 바람에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또 피해 당사자인 국제적으로 유명한 다이아몬드회사인 오릭스는 재정적인 손실을 입었다며 1,400만 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오보의 첫 출발은 특종을 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됐다. 아프간 공격이 한창이던 지난 10월말 BBC는 밤 10시 뉴스를 통해 오만에 본사를 둔 오릭스 그룹이,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와 재정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심층ㆍ추적 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BBC 기자는 기사에 등장하는 ‘칼판’이라는 인물이 동명이인이란 사실을 간과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칼판이란 인물 중 한 사람은 테러리스트가 맞지만, 다른 한 사람은 오릭스 주주이자 존경 받는 기업인으로 오만의 명예 영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BBC측은 보도과정에서 아무도 오릭스측에 확인 취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지 못했다. 보도 후 오릭스는 신용이 떨어지면서 자금줄이 봉쇄되는 피해를 입었다.

BBC의 한 관계자는 “너무나 기초적인 실수에 대해 스스로 놀라울 따름”이라며 “빈 라덴 관련은 모든 것이 기사가 된다는 강박 관념이 어처구니 없는 오보 사태를 몰고 왔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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