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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시민기자 이종현씨 "시민혈세를 과시행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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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시민기자 이종현씨 "시민혈세를 과시행정에…"

입력
2001.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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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지자체가 혈세를 쏟아 무리한 기념탑건립을 추진하면서 지역주민들과 충돌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이 달의 시민기자로 선정된 이종현(李淙鉉ㆍ41ㆍ춘천장애인종합복지관 총무부장)씨는지난 달까지 20년 가까이 살아온 대전에서 이뤄지는 무분별한 기념탑 건립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월드컵시민운동 대전광역시협의회는 8월부터 대전 월드컵경기장 내 상징조형물 건립을 위한 시민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목표액은 내년 3월까지 총 10억원. 현재 모금액은 1억5,000만원에 불과해 시예산의 보조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시민운동 대전광역시협의회는 이름만 봐서는 시민단체 같지만 실은 대전시에서 직원을 파견한 관제단체. 결국 지자체가 주도하는 운동인 셈이다.

이씨가 더욱 분노하는 것은 이 계획이이미 시민들의 반대로 취소됐다가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지난해 9월 시정구상 보고서에서 30억원을 들여 기념탑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가 ‘혈세낭비’라고 반발하자 시는 이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그러더니 1년만에 시민모금이라는 형식을 빌어 다시 기념탑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씨는 “예산을 요긴하게 쓸 곳이얼마나 많은데 쓸데없이 기념탑을 세우려고 하는 지 안타깝다”고 말한다.

대전시는 9월에 월드컵경기장을 개장했는데 이 경기장 자체가 기념물이라는것이 시민들의 생각이라고 이씨는 전한다.

“굳이 기념물이 더 필요하다면 기념식수를 통해 공원을 조성하고 조그만 푯말에 의미를 새겨놓는다면 예산절약과함께 풍요로운 자연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씨는 제안한다.

이씨는 소아마비로 인한 3급 지체장애인.대학 졸업 후 줄곧 대전의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면서 10년전부터는 장애인 문제를 꾸준히 투고하고 있다.

“몇 년 전 장애인 사회복지 시설 종사자를늘려야 한다는 투고가 실린 적이 있는데 올 4월 드디어 종사자 수가 두 배로 늘어 제도 변화에 일조한 보람을 느꼈다”며 “지자체는 외형적인 기념물에 투자할 돈이 있다면 장애인이나 가난한 사람을 위한 정책수행에 써달라”고 강조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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