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가을에 만난 남자’ 후속으로 내년 1월 2일부터 방송할 수목 미니시리즈 ‘그 햇살이 나에게’(김인영 극본, 김사현 연출)는 어촌에서 태어난 한 고졸 여성이 생선 경매인에서 억대의 수입을 올리는 쇼 호스트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트렌디 드라마를 표방한 ‘그 햇살…’은 김소연 류선 류시원 박광현 등 젊은 연기자와 최불암 길용우 이휘향 양미경 등이 호흡을 맞춘다.
이들중 단연 눈길을 끄는 사람이 9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한 김소연(21)과 연속극에 처음 얼굴을 내밀면서 주연급을 따낸 유선(25)이다.
■김소연
김소연은 분명 주연급 스타지만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선 적은 없다.
하지만 ‘그 햇살…’은 김소연을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그녀가 맡은 캐릭터는 8년 동안 출연한 수많은 드라마에서 맡았던 청순하고 조용한 인물이 아니라 활달한 또순이 역할이다.
“작가 선생님이 저를 위한 드라마라고 말을 해준데다, MBC가 2002년 들어 방송할 첫 작품이어서 너무 부담이 되지만 자신이 있어요.”
평소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무척 들떠 있다. 김소연은 요즘 고졸 여성이지만 쇼호스트로 멋지게 성공하는 연우 역을 소화하기 위해 춤과 노래, 수영을 배우고 있다.
“연우라는 인물은 어려운 상황을 끊임없이 극복하는 밝은 성격의 캔디 같은 인물이지요. 그래서 내성적인 제 성격도 외향적으로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연기자들은 자신이 쌓은 이미지에서 탈피해 변신을 시도할 때 위험 부담이 따른다. 김소연 역시 이번 드라마에서 엄청난 변신을 꾀한다.
그녀를 관통하는 이미지는 긴 머리와 긴 얼굴, 큰 눈등 외모에서 풍겨 나오는 청순 가련함과 ‘사랑해 사랑해’ ‘엄마야 누나야’ 등에서 맡은 캐릭터에서 견고하게 쌓아올린 슬픔이 묻어나는 애절함이었다.
“고착화한 이미지에서 정말 벗어나고 싶었어요. 쉬는 9개월동안 출연 섭외가 많이 들어 왔는데 캐릭터가 기존의 이미지에 크게 벗어나지 않아 모두 거절했어요. 제가 연출하는 연우가 어떻게 비칠지 저도 궁금해요.”
연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쉬었던 9개월 동안 그녀는 여행도 하고 운전도 배우고 즐거운 생활을 했다고 한다.
■유선
유선을 아는 시청자는 드물다. 그런 그녀가 ‘그 햇살…’에서 당당히 주연으로 출연한다.
그녀가 맡은 배역은 연우의 이복동생으로 자신감이 있고 도전적인 홈쇼핑 이사인 준희.
“TV 드라마 출연은 단막극 ‘베스트극장’ 딱 한번 해봤어요. 연속극은 처음입니다. 많은 욕심을 부리고 싶지는 않아요. 시청자들에게 ‘저 연기자는 누구지?’ 라는 호기심만 심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유선의 연속극 출연 소감이다. 요즘 유선은 연기자가 아닌 진행자로 시청자와 일주일에 한번씩 만난다.
KBS2가 방송하는 영화정보 프로그램 ‘영화 그리고 팝콘’의 진행자가 바로 그녀이다.
“영화 인터넷방송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영화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고 말한다.
무명에 가까운 신인인데도 그녀가 주연급으로 기용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연기력 때문.
유선은 9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뒤 영화 ‘디지털 3인 3색’, 뮤지컬 ‘모스키토 2000’과연극 ‘날 보러 와요’ 등 장르를 넘나들며 폭 넓은 연기력을 쌓았다.
연기관은 처음 연기를 시작한 ‘디지털…’을 연출했던 박광수 감독의 충고로 확립됐다고 말했다.
“영화 촬영이 끝나고 작품을 모니터하면서 감독님에게 ‘제 모습이 예쁘게 나오지 않았네요’ 라는 말을 했어요. 박감독께서 예쁘게만 보이려면 연기하지 말라고 해요. 진정한 배우는 연기로 승부를 건다는 말을 해서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또순이 역할을 해서 너무 신난다”는 김소연(위). “첫 연속극 출연에 주연을 맡아설렌다”는 유선(아래).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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