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불황과 침체된 국내 경기로 올해는 기업들에게 견디기 어려웠던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독특한 아이디어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파고든 상품들이 있다.특히 이 상품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제품들이다. 대기업에 비해 자본력이나 마케팅 면에서 절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은 상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기술력과 소비자들의 빠른 기호 변화에 부응한 차별화한 상품 개발 덕분이다.
중소기업들의 부단한 신상품 개발노력은 내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일보는 2001년을 마감하면서올 한 해 출시된 신상품 가운데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끌었거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2001 하반기 베스트 신상품’을 선정했다.
베스트 신상품27개 품목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제품 경쟁력과 잠재적인 브랜드 가치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제품을 중심으로 선정됐다. 기업 마케팅전략이나 소비자 선호도 면에서도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 신상품 선정위원회는 참신성,시장성, 경쟁력 등 3개 항목에 걸친 정밀한 심사기준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자 및 컴퓨터, 식음료 및 유통서비스, 생활용품 등 3개 부문에참여한 200여 개 유망업체에 대해 수차례의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최종 베스트 신상품을 선정했다.
특히 이번 선정과정에서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보다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과 브랜드 가치를 지닌 업체 상품을 높이 평가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채서일(蔡瑞一)한국마케팅학회 회장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사용자와의 꾸준한 커뮤니케이션과 창의적인 기술 개발에 매진해 잠재적인 시장 경쟁력이 높은 업체들에게 좋은 점수를 매겼다”고 말했다.
황종덕기자
lastrada@hk.co.kr
■심사평
신상품의 성공은 과거에 충족되지 않았던 새로운 의미를 고객, 기업, 국가에 부여한다. 특히 완전히 새롭거나, 개량의 정도가 큰 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할 때 파급 효과는 더욱 커진다.
때문에 선정작은 가급적 ‘완전히 새로운 상품’이나아주 많이 개량된 상품’에서 찾았다. 구체적으로는 상품의 참신성, 경쟁력, 시장성을 고려했다. 참신성에서는 아이디어,기능, 디자인 면에서 기존 상품보다 새롭거나 개선된 정도 위주로 살폈다.
경쟁력 면에서는 대상 상품이 비교우위가 있는지, 기존 상품을 얼마나 대체할 정도인지를 고려했다. 시장성 측면은 점유율, 매출액 성장률, 마케팅 전략을 주요 점검사항으로 삼았다.
따라서 심사결과 선정된 27개 신상품은 모두대기업의 유통력, 브랜드 가치 등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자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찾아내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태백산음료의 ‘약산샘물’은 기존 생수에 없던 천연 유기 게르마늄을 첨가해 건강에 민감한 현대 소비자의 구미를 만족시킨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 옥시쿠어코리아㈜가 출시한 정수기 ‘이오녹스(Ionox)’는 산소를 발생시키도록 기능을 추가한 점이 기존 상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해 ‘아주 많이 개량한 상품’의전형으로 평가됐다.
이 밖에 ㈜자연e나라의 토종 생약성분이 든 탈모 방지제 ‘동의모모샴푸’ 등도 참신한 기능성으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선정작들이 대부분 상품의 본질적인 효용만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 또 기업이 고객욕구의 발굴과 충족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향후 더욱 많은 기업들이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신상품 개발에 매진하기를 기대한다.
/채서일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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