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젠 친구들처럼 맘껏 공부하고 뛰어 놀 수 있어요.”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 1층 대강당에서는 어른도 견디기힘든 항암제를 수 년간 힘겹게 맞으며 백혈병과 싸워 이긴 어린이 40여명과 서울대 어린이 병원학교 학생 10여명, 환자 가족들이 모여 ‘희망을 잃지 않으면 병을 물리칠 수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나눴다.
2~3년간의 투병생활을 졸업한 어린이들은 크리스마스 트리에 ‘희망의 메시지’를담은 편지를 매달아 투병 중인 또래 친구들을 격려했으며, 투병 중인 어린이들은 미술작품 전시, 노래 공연 등 학예발표회를 통해 자원봉사자, 의료진등의 보살핌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3년 6개월간 백혈병과 싸운 끝에 지난 4월 완치된 이영규(14)군은 “눈만뜨면 약 기운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생활했다”며 “치료를 열심히 받으면 꼭 나을 수 있을 것”이라며 투병 중인 친구들을 위로했다.
병마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현재 검정고시를 준비 중인 이군은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만큼 열심히 공부해서 베푸는 삶을 살겠다”고 대견스럽게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인 1997년부터 백혈병에 시달려 오다 지난 9월 치료를끝낸 고봉운(12)군은 “공부를 열심히 해 그 동안 고생하신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 주고 싶다”며눈시울을 적셨다.
이군의 어머니 양정애(38ㆍ서울 중랑구 면목2동)씨는 “아이들이 완쾌만 된다면 이런 시련이 앞으로의 아이들의 삶에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며 “부모들이 무엇보다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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