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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대덕밸리 '국제 첨단기술 자유구역'지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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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대덕밸리 '국제 첨단기술 자유구역'지정을

입력
2001.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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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예닐곱 살 된 녀석이 이불에 지도라도 그릴라치면 어머니들은 으레 '키'라는 농기구를 씌우고 이웃집에 소금을 얻으러 다니게 하셨다.그런데 그 '키'라는 것은 추수가 끝난 후 알곡에 섞인 쭉정이를 고르는 데 쓰이는 기구였다.

키에 곡식을 담아 천천히 위아래로 흔들면 알곡은 고스란히 남고 쭉정이와 티끌은 주변으로 흩어지는 것이다.

올 2001년은 한국 벤처기업들에 대대적인 '키내림'이 단행된 해라고 할 수 있다.

신생 벤처의 부상과 부실 벤처의 침몰, 즉 말 그대로 부침이 거듭되는 가운데 '무늬만 벤처'인 기업은 사라지고 건실한 벤처는 성장기반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벤처산업의 쭉정이 훑어내기가 진행되는 가운데도 적지않은 대덕밸리 벤처들은 오히려 세계 시장 진출의 개가를 올리면서 올 한해 풍성한 수확을 거둬들였다.

반도체 전공정장비제조 벤처인 지니텍이 다국적 기업 ASM에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기술을 수출, 국내외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케이드 게임기 전문업체인 지씨텍은 최근 프랑스와 일본 등 모두 8개 업체와 3,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대기업이 중심이 되어 기술수출을 한 예는 있어도 벤처기업이 독자적으로 기술수출을 성사시켜 수백만 달러의 기술료를 받아낸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하지만 고급 인력의 보고인 대덕밸리가 국제 경쟁력을 갖춘 21세기형 종합지식단지로서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연구개발, 상품생산과 판매에 필요한 물적ㆍ인적ㆍ사회적 자원이 원활하게 공급되어야 하며 그 기반인 고급인력과 벤처자본이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환경이 갖추어져야 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대만의 신주(新竹) 등에서 알 수 있듯 민간기업의 안목이 연구기관의 과제에 반영되고 연구성과물은 민간의 활력으로 완벽히 제품화 되어야 한다.

또한 글로벌 산업시장 특성을 갖고 있는 지식기반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덕밸리에도 외국 벤처들이 내국인과 동등한 조건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반환경이 정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덕밸리가국제 첨단기술 자유구역(International Free R&D Zone)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국내외 전문인력과 연구개발, 첨단산업체가 자유롭게 공존하며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는 가운데 서로가 서로를 돕는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오길록 한국전자통신硏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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