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나 세력들의 투기적 매매 대상으로 과소평가됐던 제약주가 올해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해 단행된의약분업 이후 일반의약품 위주의 제약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장제약사들은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제조업종 중 최고 수준의 성장성을 실현했다.박카스로 친숙한 동아제약은 이 같은 제약업 지각변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력을지닌 업종 대표주 동아제약은 올해 내재가치에 근거한 실적주로 다시 태어났다. 외국인들의 꾸준한 매수공세에 휩싸이며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4%에서12.7%까지 상승한 상태. 지난해 말 대비 90%의 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의약분업과 실적호전
의약분업과 99년 실시된 실거래가상환제는 제약사의 영업환경을 크게 바꿔놓았다. 의원의 외래환자 증가에따른 전문의약품 수요증가, 고가약 사용에 따른 매출증가 및 수익성 개선, 고질적이었던 매출할인 및 리베이트 감소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 등이 꼽힌다.
동아제약의 3ㆍ4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한 1,327억원, 영업이익은56.5% 증가한 23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7억병이 팔리며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초대형 제품 박카스가 3월의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잘 팔린데다 지명도 높은 다수의 처방약도 여전히 인기를 누린 덕분이다.
세종증권 오승택 연구원은 “동아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신약개발 과제를 임상시험 중”이라고설명했다. 의약분업 이후 의약품산업이 기존의 가격경쟁에서 품질 위주로 재편된 상황임을 고려하면 동아제약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계열사 라미화장품의 경영부실에 따른 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점이 걸림돌이다.
■경기방어주로 강세장엔 약점
실적주로 거듭나기는 했지만 동아제약은 아직 시장 전체를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인 경기방어주다. 제약사의실적증가세 둔화 가능성 등을 감안한다면 올해 같은 성장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것.
그러나 조금 길게 본다면 노령인구 증가, 소득증대 및 생활의 질에 대한 관심 고조 등 사회구조의 변화방향성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2001년을 풍미한 신세계, 태평양 등 가치주들 또한 지난해 말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박카스는 지자체 선거가 있는 해에 매출이 크게 증가한 바 있어 각종 선거가 이어질내년이 기대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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