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도 연말이면 한 해를 정리한다. 올해의 10대인물 선정은 그런 정리 중 하나다.언론사마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인물을 뽑으려 노력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특히 최근 뉴스에 무게를 더 실을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국내의 10대뉴스 인물이 될 것 같지는 않으나, 최근 뉴스에서 돋보이는 정치인을 꼽으라고 한다면 김홍신 의원을 꼽겠다.
김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 상임위원으로서 건강보험 재정안에 대해 소속당인 한나라당 당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졌지만 그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이 연말 어느 정당이 또 한번 강수(强手)를 두었는가 누가 묻는다면 한나라당이라고 답하겠다.
한나라당은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정부가 추진중인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백지화하는 건강보험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직장의보조합과 지역의보조합을 분리하자는 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한나라당은 4월에 이 개정안을 제출했었으니, 통과노력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론에 흔들림 없는 거대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데 너무 골몰한 듯하다. 당론에 반대하는 김 의원을 당론을 따르는 다른 의원으로 갈아 끼우면서까지 통과를 강행했다.
개정안통과를 보며 한나라당을 깎아 내리게 되는 깊은 이유는 제왕적 당총재의 위상을 축소해야 정당 민주화가 이룩된다는 최근의 정치논의가 통하지 않는다는 확인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당총재의 통과지시를 따라, 개정안통과를 강행한 혐의가보인다. 사실, 건강보험 재정안은 어느 안이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사회통합과 관리효율화중 어느 쪽을 우선할 것인가의 문제다.
당연히 어느 당도 특정안을 선택할 수 있다. 통합안은 잘 사는 이가 보험료를 더 부담하여 못사는 이를 돕는다는 사회통합의 논리, 분리안은 소득이 파악되는 직장인들이 그렇지 않은 지역인들에 비해 손해인 데다 관리의 어려움이 따른다는 논리가 있다. 선택이 그리 문제는 아니다.
한나라당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통합안에 반대하는 한국노총의 표를 잡기 위해 분리안을 통과시켰다는 보도의 사실여부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소수의견을 낸 김 의원을 돌아보는 것이 희망의 정치를 위해 나아 보인다. '공업용 미싱' 발언으로 유명한 김 의원(/www.hongshin.net)은 보건복지위에서 일하며 국민기초 생활보장법 등 이 분야의 중요의제들을 다수 건의해왔다.
물론, 그는 어떤 평처럼 언론노출에 너무 능숙하다는 약점도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여당인 공화당을 탈당한 어느 의원, 아프간 공격에 이은 이라크공격을 반대하는 한의원이 주목을 받듯 그는 소수의견을 낸 의원으로 기억될 필요가 있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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