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4시에 앉을 자리가 없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번화가나 대로변에 위치하지도 않았다. 요즘 유행하는 찜닭이나 와인삼겹살 집도 아니다. 평범한 중국음식점이 그렇다.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서울 광장동 ‘장순루’는 조금 특별한 중국음식점이다.
1968년 문을 열었으니 30년이 넘었다. 옛 건물(본관)에서 30m 떨어진 곳에 1년 전 새로 지은 신관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풍기는 분위기가 영화 ‘취권’에 나오던 중국 객잔의 느낌이다. 붉은 빛 벽지와 천정에 달린 전통 중국등(燈)까지 색다르다.
이곳을 운영하는 주인은 중국 산둥(山東)성 출신이다. 메뉴를 주문하면 암호처럼 적는 중국어 계산서나 일반 중국음식점에서 짜사이(중국식 무 반찬)를 볼 수 있는 것도 흔치않은 기회.
중국집의 음식 맛을 평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메뉴는 자장면이다.
자장면이 맛있어야 기본이 됐다고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 평가 기준. 고급 요리들 역시 자장면을 만들기 위해 불과 기름을 다루는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짜지 않은 자장은 갓 볶아낸 느낌 그대로다. 면발 역시 너무 퍼지지 않은 쫄깃쫄깃함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찰지지도 않다.
요리 역시 기본 이상의 맛이 있다. 매콤한 겨자 맛과 볶은 야채, 해물류가 조화를 이룬 양장피, 토마토 케찹이 들어가지 않은 탕수육도 호텔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어떤 요리를 시켜도 정성스런 맛이 배어나온다.
코스요리는 10만 원대부터 시작. 친절한 종업원들의 서비스를 받다 보면 음식 맛이 더해진다.
메뉴/ 자장면 3,000원/ 탕수육 1만 4,000원/ 양장피2만 원
맛★★★★/ 분위기★★★★/ 서비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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