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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비디오증후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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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비디오증후군 확산

입력
2001.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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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세인 진영(가명)이는 최근 한 소아정신과에서 ‘유아 비디오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부모의 조기교육욕심으로 돌 이전부터 교육용 영어 비디오를 보고 자란 진영이는 ‘파파(papa), 마마(mama), 애플(apple)’ 등 영어단어 30여개를 혼자 중얼거릴 뿐 외부자극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아직 대소변도 가리지 못한다.

진영이의 엄마(31)는 “비디오를 틀어주지 않으면 바지에 대변을 보는 등 상태가 심각하다”며 “영재 교육 열풍에 휩쓸려 아이를 망친 것 같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부모들의 지나친 조기 영재교육열이 신경정신과학 교과서에서도 볼 수 없는 ‘유아 비디오 증후군’을 확산시키고 있다.

유아 비디오 증후군이란 두뇌 발달이 채 이뤄지기도 전에 비디오의 일방적인 시각적 자극과 기호화한 메시지만을 받아들인 어린이들이 유사 자폐증, 언어발달 장애, 비디오와 현실세계 혼돈, 사회성 결핍 등을 겪게 되는 신종 정신 질환.

각 병원과 학계에 따르면 최근 비디오 증후군으로 소아정신과를 찾는 어린이 환자가 전체 4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조기 교육 열풍과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비디오를 통한 육아 및 교육이 일반화했고 집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일에 몰두하느라 비디오에 아이를 맡겨 버리는 젊은 부모들의 무책임한 양육 방식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중엔 이미 ‘아이 봐주는 비디오’ 등 100여종의 영ㆍ유아용 학습 비디오가 나와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신의진(申宜眞ㆍ여) 교수는 “생후 8,9개월부터 시작되는 사회성및 정서 발달은 엄마와의 스킨십, 놀이, 대화 등 상호작용을 동반한 직접 경험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비디오 등 일방적 자극은 오히려 자폐증 같은 심각한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만 2세 이전의 아이들에게 비디오 및TV 시청을 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 정신과 최 영(崔 瑩) 교수는 “비디오 증후군은 알코올 중독, 마약중독 같은 일종의 중독 현상이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면서 “성인이 된 뒤에는 대인관계 기피, 언어능력 부족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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