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통합은행의 본점으로 사용할 새 빌딩 찾기를 사실상 포기했다. 서울 도심에서 조건에 맞는 건물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25일 “서울 도심에서 대형 빌딩을 매입해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분산된 본점기능을 한 군데로 통합할 예정이었으나 적정 매물을 찾는 데 실패했다”며 “부지를 물색해 사옥을 새로 건립하는 중장기계획으로 방향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최소한 4~5년 서울 명동과 여의도의 옛 국민은행 본점, 옛 주택은행 여의도 본점 등 3곳으로 흩어져 있는 현행 복수본점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합병추진위원회 시절부터 ▦금융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도심지역의 대로변에 있고 ▦2,300여명의 인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연면적 2만5,000~3만평 규모의 대형 빌딩을 물색해 왔다.
미국계 투자전문회사 론스타로 넘어간 강남구 역삼동 I타워 빌딩을 비롯해 종로구 계동 현대그룹사옥, 서울은행 명동본점 빌딩 등 20여 곳이 물망에 오르내렸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이 최근까지 정성을 기울인 1등 후보감은 싱가포르투자청 산하 부동산투자회사(GIC)가 소유한 세종로 파이낸스센터 빌딩.
연면적 3만6,000평 규모에 입지조건이 뛰어나 국민은행 입장에선 ‘아무리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사고 싶은’건물이었다.
하지만 며칠 전 GIC의 식니화(薛義華ㆍ51) 사장을 한국으로 초청, 은행 임원들이 ‘마지막 담판’을 벌인 결과 구애(求愛)작전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워낙 애착을 갖고 있는 빌딩이라 현재로선 팔 계획이 없다”는 게 식니화 사장의 최종 답변.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소 불편이 따르더라도 복수본점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 같다”며 “여의도 등지에서 적정부지를 매입해 사옥을 신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