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전 국민들 앞에나섰다.푸틴 대통령은 이날 TV와 라디오 생중계를 통해 ‘국민과의 대화’를가졌다. 러시아 역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인 ‘서구식’ 행사다.
2시간 30분 동안 러시아 전역과 해외로 부터 무려 50만 건의 질문들이 인터넷과 전화로 쇄도했다. 질문은 주로 낮은 임금과 열악한 전력ㆍ난방 문제 등 신랄한 비판과 불만에 관한 것들이었다.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시의 한10세 초등학생은 학교 난방이 안돼 3주동안 휴교를 했다고 항의했고 우랄지역 예카테린부르크시의 한 교사와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는 낮은 임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푸틴은 다소 수세적이었지만 간혹 농담까지 섞어가며 답변 내내 여유있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노동자들의 빈약한 임금을 인상하고 부정부패를 일소하며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임을 다짐했다.
질문들 중에는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00명의 푸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그 멋진 넥타이는 누가 골라줬나” “나라걱정으로 상심하지 않았느냐”는 등의 호의적인 내용들도있었다.
그는 전직 정보요원으로서 미국 방문 때 불안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부시대통령이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아들이라 마치 가족 같은 분위기로 서로를 이해할 수있다”고 재치를 발휘하기도 했다.
이날 푸틴의 이례적인 대화행사는 국민을 직접상대하는 정치방식으로 차기 대선까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다.
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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