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16강) 진출이1차 목표이고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 축구대표팀 브루스 아레나(50)감독은 단호한어조로 미국축구의 2002 한일월드컵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한국, 포르투갈, 폴란드와 함께 D조에 편성된 미국의 대진에 대해서도 상당히 만족스럽다는반응을 보였다.한국과 미국은 서로를 16강 진출의 제물로 간주한다. 그러나 아레나 감독은 “반드시 그런 것은아니다. D조 4팀 모두 16강 진출이 가능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해 한국과미국의 2라운드 동반진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암시하는 언급을 했다.
한국축구에 대한 분석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완료형이었다. “이미상당 수준의 분석이 끝났다”는 게 그의 답변이었다. 인터뷰가 있던 날도 그는 지난 9일 열린 한국과 미국의 제주월드컵경기장개장기념 경기 녹화테이프를 보고 있었다. “한_미 평가전은 좋은 전력탐색 기회였다”고밝힌 그는 이미 한국에 대해 파악을 마친 듯 했다.
한국의 3백 수비진은 두텁지만 공격은 특별히 경계할만한(dangerous)수준은 아니었다는 게 그의 평가였다. 아레나 감독은 “한국선수들은 대단히 훈련이 잘 돼 있으며 수비압박이 강했고 역습기회도 잘 살리는 팀”이며“스타일이 대단히 독특하고(unique) 정해진 작전에 의해 움직이는 팀 같다”고평가했다.
아레나 감독은 자신의 팀에 대한 ‘염탐’에대해서는 상당히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미국의 팀 스타일과 전력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무도알지 못한다(Who knows)”고 받아넘겼다. “우리팀의 스타일을 분명하게 규정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미국은 유럽이나 남미식, 또는 공격형이 수비형의 팀으로도 규정지을 수 없는, 이들 모두가 적절히 조화된 팀”이라며구체적 분석을 꺼렸다. “미국은 패스가 빠르고 정확하며 수비가 좋다”고 자부한 그는“어느 팀과 만나도 경기를 주도할만한 실력과 기회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미국이 우승까지 넘본다는데 사실일까. 아레나 감독은 “불가능하다”고인정한 뒤 “1차 목표인 16강에 진출한 뒤 그 이상의 성적에 욕심을 내보겠다”고대답했다. 미국축구는 지난 10년 사이 남녀 월드컵의 개최로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는 게 아레나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수 많은 어린 선수들이 축구를 하고 있고 축구행정도 큰 성장을 이뤘다”며 “최고수준은아니지만 우리는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프로리그를 가졌기 때문에 미국축구의 미래는 밝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코칭스태프에 대해 “골드컵과 월드컵에서 선전을 기대한다”며 “서로수 차례 경기를 갖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미국 대표팀은 1월 초 소집해 19일 개막되는 북중미 골드컵 대회에 대비한2주간의 합숙훈련에 돌입한다.
아레나 감독은 1990년대 미국축구에서 가장 성공한 지도자로 손꼽히는 인물로1973년 미국대표팀 골키퍼로 활약하기도 했다. 버지니아대학과 미국프로축구(MLS) DC 유나이티드에서 지도자로 명성을 쌓았다. 95년 미국올림픽대표팀 사령탑을 맡기도 한 그는 98년부터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뉴욕=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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