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1억원 짜리표지어음을 매입했다가 최근 만기가 돌아와 목돈을 쥐게 된 자영업자 임모(47)씨. 정기예금에 다시 가입하자니 금리가 너무 낮고, 시중금리가 워낙가변적이라 만기가 긴 상품은 엄두조차 나지 않아 고민 끝에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냈다.정기예금에 비해 기간도 짧고 수익도 높은, 이른바 ‘맞춤형신탁상품’이다. 5개월짜리 신탁상품을 선택했는데 은행이 제시한 수익률은 약 5.4%. 초저금리시대에 6개월짜리 정기예금(4.6%)보다 약0.8%의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매력이었다.
은행가에 맞춤형 신탁상품이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가입기간을 종전의1년 이상에서 3개월로 대폭 단축한 상품들도 잇따라 등장, 금리 불안기의 인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맞춤형 신탁상품은 고객이 은행의 펀드매니저와 상의해 직접 채권이나 주식 등의 편입비율과 운용자산을지정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특히 고객의 돈을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에 투자하되,편입 자산의 만기를 상품의 만기와 일치시킴으로써 금리변동에 따른 원금 손실 위험을 크게 줄여주는 것이 매력이다.
따라서 실적배당형 신탁상품이면서도사실상 확정금리 상품에 가깝다. 예를 들어 3개월짜리 신탁상품의 경우 만기 3개월짜리 기업어음이나 3개월 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만 편입, 채권의시가평가와 상관없이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다.
서울은행이 판매중인 ‘VIP 맞춤신탁’의 경우신탁기간 설정이 아예 없어 고객이 원할 경우 만기가 3∼4일짜리나 1주일 안팎의 기업어음(CP) 등에 운용하는 초단기신탁도 가능하다. 국공채나우량회사채를 주로 운용하는 조흥은행의 ‘나이스 맞춤신탁’은 3개월만 지나면 해지금액의 1%에 달하는 중도해지수수료를 아예 면제해준다.
맞춤형 신탁상품을 가입할 때는 몇 가지 확인해둘 사항이 있다. 우선 원금손실이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 운용 대상자산이 주로 채권이나 주식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상품은 중도 해지가 불가능한 것도 있으므로약관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흥은행 재테크팀 김은정 대리는 “채권이나 기업어음을 운용할 경우 발행회사의 신용리스크가 투자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에가입하기 전에 반드시 발행회사의 신용도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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