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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동위원장의 화해제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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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동위원장의 화해제스처

입력
2001.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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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월드컵조직위 집행위원회가 열린 24일 서울 파이낸스빌딩내 조직위 6층 회의실입구에는 '조직위 창립이래 가장 많다'는 100여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렸다.최근 표면화한 정몽준(鄭夢準)-이연택(李衍澤) 공동위원장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소집된 회의는 그만큼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정몽준 공동위원장은 회의시작 10분전인 10시20분께 출근, 이연택 공동위원장 집무실로 들어갔다. 회의시간에 맞춰 나란히 나타난 두 위원장은 회의실 앞에서 서로 "먼저 들어가시죠"라며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위원장은 회의실로 들어가면서 "오늘 일찍 끝내야 겠네요"라고 말해 이미 서로 입장정리가 됐음을 암시했다.

집행위와 위원총회는 정부의 안대로 조직위를 '사무총장 중심제'로 운영하기로 결론을 내고 1시간30여분만에 끝났다.

손을 잡고 나온 두 공동위원장은 "잘 됐다"고 소감을 밝히며 사진기자를 향해 활짝 웃었다.

그러나 두 공동위원장의 화해제스처만으로 갈등이 해결됐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취재진에게는 단지 정치적인 제스처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문동후(文東厚) 사무총장과의 기자회견서 "공동위원장의 서열이 정리되지 않아 앞으로 의전상 또 다른 갈등이 재연될 수 있지 않느냐"고 우려하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두 공동위원장은 이번 갈등으로 어떤 소득도 얻지 못했다. 활짝 웃는 두 공동위원장을 지켜본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겉으로나마 진작에 저런 모습을 보였으면 오늘 같은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 공동위원장은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었다"며 아쉬워했다.

유승근 체육부차장대우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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